산속에 버려진 선풍기 주인은 누굴까?

2008. 8. 16. 15:34사진 속 세상풍경

10년전에 기획부동산에 속아서 산 토지를 팔아달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맹지에 습지인 이 토지는 모양도 길쭉해서 이용가치가 없는 땅입니다. 그래도 헐값이라도 팔고 싶다고 자주 전화를 하는데 그때 당시에 평당 10만원을 넘게 주고 샀다고 합니다.
10년이 넘어도 2만에도 살 사람이 없는 땅인데.........
모처름 농사라도 짓는다며 싼 땅을 찾는 사람이 있어 함께 그곳으로 가보았습니다.
차를 세우고 걸어서 30분을 올라가면 두 필지의 전이 나옵니다.
그러나 지목만 전이지 뻘밭에다 온통 잡풀과 나무들이 자라서 땅의 모습도 볼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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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농사를 짓기 위해 남의 산에 농로길을 만들어 놓았는데 이곳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습지로 된 밭이 나옵니다. 사람의 인적이 뜸한 곳이라 풀들이 많이 자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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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올라가다 보니 오른쪽에 이상한 것이 보입니다. 산길에 저런 것을 보면 흠칫 놀라게 됩니다. 무엇일까요 저 흰 것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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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따라 돌아서 올라가 보니 누군가 일부러 쓰레기를 버리고 갔습니다.
목이 잘린 선풍기와 왼편의 파라솔과 겨울에 쓰는 선풍기 전기난로도 보입니다.
1회용 돗자리인듯 두루마리가 두 개........누군가 작정을 하고 이곳에 버린 듯 합니다.
함께 왔던 사람이 한 마디 합니다.
"참나, 쓰레기 버리러 여기까지 오다니 대단한 사람입니다."
"여기까지 쓰레기 버리러 올 기름값이나 집에서 버리는 수거료나 비슷할텐데...."
"힘들게 산속에 와서 버리고 가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요?"
멀리 서울에서 땅보러 와서는 쓰레기만 마음에 담아간다며 씁쓸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