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총소리에 잠못드는 사람들

2008. 8. 1. 02:08세상 사는 이야기


30년을 총소리에 시달리던 사람들이 마침내 뿔났다.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상복리 주민들이 군 부대의 사격장을 이전하라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데 그 이유는 30년 동안 참아온 것도 억울한데 요즘은 밤 12시까지 야간 사격을 실시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아 잠을 잘 수 없다며 사격장 이전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더군다나 이곳은 여름 특수를 노리는 펜션단지가 있는 곳에서 200여미터 내외에 있는 사격장이라서 피서를 온 외지인에게도 공포감을 주어 영업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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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오후에 찾아간 상복리 마을에는 여기저기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여름 성경학교에 모인 학생들이 교회 끝방에 모여 공부를 하고 있었고 나무 그늘 아래 수돗가에도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현수막에는 시끄러워 공부할 수 없으니 사격장을 철거해달라는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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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회관 앞에는 마을 주민들이 모여 사격장 철거를 외치며시위하던 피켓과 현수막이 그대로 걸려있었다.
'30년을 속았으면 됐지 또 속으란 말이냐" "이제와서 방음벽 왠말이냐 무조건 철거하라"
격앙된 문구를 보며 주민들의 불만이 얼마나 뿌리깊은 것인지 잘 대변해주는 듯 했다.
회관에서 만난 노인은 사격장이 완전히 이전할 때 까지 계속 시위를 할 것이라며 열을 올렸다.
"젊었을 때 부터 들어온 사격장의 총소리 때문에 그간 얼마나 많은 피해를 보았는지 다른 사람들은 몰라"
"학생들의 공부는 물론 TV시청 야간수면에 지장을 받으면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했는데 아,요즘은 밤에도 사격을 해대는 통에 잠을 잘 수가 없어......저길 보라고 사격장과 집과의 거리가 직선거리 200m도 채 안되는데 정상적인 생활이 되겠어?"
"문제가 커지니까, 방음벽을 설치해준대.....방음벽을 설치한다고 총소리가 안들리나?....아마 메아리가 되어 더 시끄럽게 들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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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에 파란색 지붕이 사격장 건물이고 그 위 하얀 표적이 사격장이다. 사격장과 너무도 가까운 곳에 펜션공사가 한참이다. 분지형태로 된 이곳 지형 때문에 총을 쏘면 울림이 커서 총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고 한다.
주민들이 측정한 소음도에 따르면 낮에는 72㏈을 밤에는 78㏈을 기록했다고 한다.소음도 문제지만 총소리로 인한 공포때문에 늘 마음이 불안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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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마을 주민들은 이전할 사격장 부지 2곳을 선정해서 군부대에게 통보를 했는데 군부대에서는 국방부에 보고하고 결정이 나야하는데 계속 협의해 보겠다며 방음벽 설치가 가장 좋은 대안이라며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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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 300m 사격장 600m.....펜션과 사격장이 있음을 알려주는 이정표...그러나 막상 올라가보면 군 사격장과 펜션의 경계는 불과 50m 밖에 되지 않는다. 사격장이 펜션보다 먼저 있었다 하더라도 마을 사람들이 늘 불편을 호소하고 스트레스를 받아왔다면 사격장을 옮기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그곳에서 만난 마을 사람은 바닷가에 철조망도 걷히고 하조대 탱크부대도 이전하는데 주민들에게 공포와 불편함을 주는 사격장을 옮기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이전할 때 까지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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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장을 올라가는 길에 들어선 펜션단지 지금 짓고 있는 곳은 대대로 이곳에서 내려온 마을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인데 가구수가 옛날에는 100가구가 되었으나 지금은 80여가구가 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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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들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군 사격장 입구에 주민들이 걸어논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곳은 민간인 출입금지 구역이라는 안내판이 붙어있어 민간이 더 이상 들어갈 수 없는 곳이다.
육군 8군단은 현대식 방음시설 보강과 사격훈련의 일정조정 등을 내용으로 하는 계획을 주민에게 설명하고 소음 및 사격장 운용에 따른 주민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인데 반하여 이곳 마을 주민들은 한결같이 사격장 이전만이 근본적인 해결이라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30년간 사격장 총소리 소음에 마음 졸이던 마을 주민들이 야간사격으로 인해 감정이 폭발한 이 사건의 결말이 어떻게 매듭지어질까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