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있는 20년된 내쇼날 카세트

2008. 7. 15. 14:00세상 사는 이야기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란 말이 있다. 옛것을 익히고 배워 새로운 것을 안다는 말이다. 무엇이든 다 과정이 있고 그 과정에서 점점 발전한다는 의미라고 본다면 어느것 하나 하찮게 생각하면 안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길을 가다가도 버려진 물건이 있으면 그것에 관심을 갖거나 쓸만한 것들은 집으로 가져오는 습관이있다.
아내는 질색하지만 그래도 좋은 걸 어쩌랴.....
그 중에 하나가 바로 20년된 내쇼날카세트인데....이 물건은 웃기는 사연이 있다.
벌써 5년이 된 듯하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누군가 건물 옆에 카세트를 내어 놓았다. 쓰레기와 함께 놓은 것으로 보니 버린 게 분명하다. 하긴 요즘 누가 이런 고물 카세트를 쓰겠나....
마침 집에 있던 인켈 오디오를 아내의 가게로 갖고 가 라디오를 들을 수 없었는데 마침 잘 되었다.
가만히 보니 테이프도 그대로 들어있고 선도 그대로 있다.
집에 들어와 틀어보니 잘 나온다. 라디오도 잘 잡히고........
카세트를 살까말까 고민하고 있던 차에 벌어진 횡재였고 그 뒤로 라디오를 즐겨 듣곤했다.
그리고 새로 사무실을 오픈해 그 라디오를 그곳으로 가져갔는데.....
그때 사무실에 들른 이웃이 이러는 것이 아닌가?
"어, 이것 내가 버린 것과 똑같은 것이네.....내쇼날 카세트"
하는 것이 아닌가.
'이것 5년전에 건물 옆에서 주운 건데 하니'  
'그럼 이게 그때 내가 버린 것이 맞네.....'한다.
그는 버린 물건이 5년 후에 다시 눈앞에 나타난 것이 재미있다는 듯 웃으며 카세트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이 카세트는 20년전 아는 사람이 일본에 갔던 길에 사와 선물로 주었던 것이라고 한다.
신혼 초에 자주 듣곤 했지만 몇년 후 아이들 때문에 오디오를 새로 구입하고 난 후에 별로 사용하지 않았지만 선물해준 사람이 자주 놀러와 버리지 못하고 이사올 때 까지 안방에 모셔두었다고 한다.
그리고 지방으로 이사와서 짐을 정리하면서 버렸다는 것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잘 나오는 카세트를 보며 ....
'이런 골동품을 내가 왜 버렸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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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화분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내쇼날 카세트.......표면에 약간씩의 기스가 간 것을 제외하고는 고장난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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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도 잘되고 FM 방송도 잘 잡힌다.....요즘 즐겨듣는 것은 조영남 최유라의 라디오 시대 ....그 중에서도 '음이 묻어나는 편지'다 . 언제 나도 재미난 사연 올려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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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것과 비교하면 디자인이나 여타 모든 것이 초라하지만 이런 과정이 없었다면 어찌 오늘날 좋은 제품들이 나올 수 있었으랴......녹음기는 조금 성능이 딸리지만 라디오 듣는 것은 아무 불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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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 맞추는 튜닝  유난히 커서 돌리기는 편하다 아래 작은 것은 fine tuning 으로 큰것으로 주파수를 맞춘 후에 작은 것으로 정밀하게 주파수를 맞추는 역할을 한다.
아래는 노래한 곳을 동영상으로 올려본다. 디카에서 음을 잘 소화시키지 못해서 가끔 끊긴다. 테이프도 싸구려라 음질은 감안하고 들으면 들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