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비 환불 받았습니다.

2008. 3. 31. 16:57세상 사는 이야기

학생을 둔 학부모라면 늘 학원비에 대한 부담을 갖고 있다. 학교 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다른 학생과 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으니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어쩔 수 없이 학원을  찾게 된다.
교육당국에서는 늘 사교육비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만 사교육비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어릴 때 부터 치열하게 경쟁해야하는 교육 시스템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는 허리가 휘는데 대학등록금 마저 천정부지로 올라 고 3 수험생을 둔 학부모로서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지난 겨울 방학 때의 일이다. 아이가 지방에서 학교를 다니다 보니 예체능 학원을 다닐 곳이 마땅치 않았다. 대부분 친구들은 서울에 방을 잡아 놓고 학원에서 수강을 받는데 내 아이는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지방에서 받기로 하였다.
다행이 그 학원은 서울의 유명 학원에서 주말마다 내려와서 특강을 해준다고 하였다.
그 말을 믿고 아이의 방을 얻어주고 방학동안 미술 실기 특강을 받았다.학기중에는 기숙사에서 보내느라 자주 보지 못하고 방학중에 또 학원에 다니느라 아이의 얼굴 보기가 어려운 그야말로 이산가족과 다름없다. 체력이 약한 아이는 늘 최선을 다하는 듯 했지만 몸과 마음이 따라 주지 않는 듯 했다.  
토요일 저녁에 집에 들렸다 일요일 아침 일찍 또 학원으로 가기 위해 버스에 오르는 아이가 안쓰러웠는데...개학이 될 무렵 아이와 대화를 하다가 뜻밖의 소리를 듣게 되었다.방학동안 단 한번도 서울에서 온다던 유명학원 강사의 특강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이의 얘기를 듣는 순간 갑자기 울컥하는 감정을 추스리고 학원 원장에게 전화를 하였다.
"원장님 겨울 방학 특강에 서울에서 선생님이 내려오시기로 하지 않았나요?"
"아,예....원래 방학 때 마다 특강을 하고 올해도 서울에서 내려오기로 했었는데 사정이 생겨서 다른 선생님이 특강을 했습니다."
"늘 그 선생님께 배운 제자라서 특강 수업 진도와 수업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예체능 수험생을 둔 학부모는  다른 분야와 달리 어떤 선생님이 수업하는냐에  따라 학생들의 실력이 차이가 많이 난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시간을 허송한 것 같아 너무나 화가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이미 엎질러진 일을 갖고 왈가왈부 하기도 또 여의치 않았다. 왜냐하면 그 학원에 시간 강사가 학교로 출강을 나가는데  혹시 아이에게 불이익을 당할까  염려가 되기도 했다.
곰곰 생각하다 억울한 마음에 학원비 환불규정에 대해서 찾아보게 되었다.

학원비 환불과 관련하여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8조
(수강료등의 징수·감면 및 반환등) 제 3항에 제2항의 규정에 의한 반환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별표 3의 반환기준에 의하여 수강료등을 반환사유발생일부터 5일이내에 반환하여야 한다. 라고 되어 있다.


구   분

반환사유 발생일

반환 금액

제18조제2항제1호 및 제2호의

 반환사유에 의한 경우

 교습을 할 수 없거나,

 교습 장소를 제공할 수

 없게 된 날

 이미 납부한 수강료를

 일할 계산한 금액

제18조제2항제3호의 반환사유에의한 경우

수강료 징수기간이 1월 이내인 경우

 교습개시 이전

 이미 납부한 수강료 전액

 총 교습시간의 1/3경과

 전

 이미 납부한 수강료의 2/3

 해당액

 총 교습시간의 1/2경과

 전

 이미 납부한 수강료의 1/2

 해당액

 총 교습시간의 1/2경과 

 후

 반환하지 아니함

수강료 징수기간이 1월을 초과하는 경우

 교습개시 이전

 이미 납부한 수강료 전액

 교습개시 이후

 반환사유가 발생한 당해 월의

 반환 대상 수강료(수강료

 징수기간이 1월 이내인 경우

 에 따라 산출된 수강료를 말

 한다)와 나머지 월의 수강료

 전액을 합산한 금액

비  고

 총 교습시간은 수강료 징수기간 중의 총 교습시간을

 말하며, 반환금액의 산정은 반환사유가 발생한 날까지

 경과된 교습시간을 기준으로 한다.


위의 규정으로 보면 환불 받을 수 있는 조건이 없었다.
그 학원에 4명을 소개시켜 방학특강을 받았는데 소개해준 부모들에게 어찌 말을 해야할 지 참 곤란했다 .혼자 끙뜽 앓다가 할수 없이 부모들에게 전화를 했다. 여차여차해서 아이들이 방학특강 동안 약속된 수업을 받지 못했다.....그러자 화가난 한 부모가 당장 쫓아가서 따져야 한다며 펄펄 뛰었다. 서울에 보내달라는 아이를 달래서 학원을 보냈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고 ......
"그렇지만 그 학원에서 학교로 출강을 나오니 아이들에게 피해가 갈까 걱정입니다."
결국 우리는 소비자보호원에 자문을 구해보기로 했다.
이경우는 학원이 허위과장광고 등을 한 경우 수강료를 전액 반환해야 하지만 처음에 계약서를 작성할 때 서울에서 유명강사가 특강을 한다는 것을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액환불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했다.
집으로 돌아와서 아무래도 다시 학원원장과 통화를 하는 것이 나을 듯 싶어 전화를 해서 자초지종을 이야기 했다. 그러자 학원 원장은 이미 낮에 소비자 보호원에서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약속을 이행하지 못한 것은 맞다. 그렇지만 수강을 않한 것은 아니니 특강비는 돌려주고 일반 수강비만 받겠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돈을 돌려받기 위해서 한 행동으로 비춰진 것 같아서 분명하게 이야기를 하였다.아이들에게 좀 더 나은 조건의 수업을 받게 하고 싶은 마음에서 특강을 신청한 것인데 너무 큰 실망과 배신감 그리고 이미 흘러간 시간이 너무나 아깝다는 점을......
두 타임에 월 70만원에 두달분 140만원을 냈으니 일반 수강료 한 타임 25만원에 월 50만원의 두달분 100만원을 빼고 40만원씩 환불을 받았다.
억울해서 다 받아내야 한다는 학부모도 있었지만 중재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렇지만 기분은 썩 개운치 않았다.또 어쩔 수 없이 학원을 옮겨야 한다는 점도 불편했다.지방에서 예체능을 한다는 것이 아이나 부모들에게는 정말 힘든 점이 많다.
학원 선택의 폭이 없다는 것 그리고 정보에 어둡다는 것이 가장 큰 벽이다.
개운하지 않은 겨울 방학특강 때문에 아이가 2009년 입시에 영향을 받지 않을까 ...
전전긍긍하는 나와 다른 부모의 마음이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