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죽이기와 영웅 만들기

2008. 3. 26. 11:14세상 사는 이야기

안중근 의거 100주년 기념으로 뮤지컬이 제작된다고 한다.뮤지컬의 제목은 '영웅'이다. 명성황후 서거 100주년이던 1995년 뮤지컬 '명성황후를 초연했던 연출가 윤호진씨에 의해 2009년 10월 26일 예술의 전당이나 국립극장에서 초연될 예정이라고 한다.
또 한편에서는 안중근 위사 유해 발굴작업이 진행되고 있고 있는데 앞으로 두 달간 진행될 안중근의사의 유해 발굴 조사단은 각종 역사적 자료와 기록 증언을 바탕으로 중국 다롄시 뤼순감옥 뒤편야산 등 매장 추정지를 현장조사하기로 했다고 한다.
또 '동국사략'의 저자 백당 현채 선생이 쓴 것으로 보이는 안중근 전기가 발견되었는데 모두 34쪽 분량으로, 안중근의 출생과 성장에서부터 항일운동 활동,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저격 계획과 사살, 재판 과정과 사형까지 국한문체로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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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안중근 의사에 대한 사실적 확인과 기념사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요즘 뉴라이트연합의 대안교과서 출간으로 역사인식에 대한 갑론을박이 뜨거워지고 있다. 나름 헌법가치에 충실했다는 대안 교과서는 일본 극우 세력의 역사관이 반영된 후소사 교과서의 한국판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뉴라이트연합의 역사인식은 친일 성향이 강해 기존 극일의 역사관을 부정하고 오도하고 왜곡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는 바가 크다.
이런 역사관으로 본다면 안중근은 어떤 인물로 다뤄질까?
안중근이 역사적 영웅이라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부정한다면 그것은 식민지 시대에 조선을 고통 속에 빠트린 이토오 히로부미를 살해함으로써 독립에 대한 열망에 불을 지핀 영웅에 대한 모독이기 때문이다.
이토오 히로부미에 대한 한국인의 시각은 한일 합방과 관련해 일본제국주의에 의한 아시아 침략과 조선 식민지화를 주도한 인물이지만 일본인의 시각에서는 일본 근대화에 있어 기여한 중요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뉴라이트의 대안교과서에서 말하는 억압과 수탈 속에서도 근대문명을 학습하고 축적하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다는 견해는 바로 일본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관점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시각을 거슬러 올라가면 김완섭이라는 인물을 떠오르게 한다.
그의 친일 성향의 발언들은 이루헤아릴 수 없이 많은데
"청산리 전투 봉오동 전투가 사기라는 내용은 일본 학자들의 홈페이지에 나와있다"
"김좌진 이범천 얘네들 옛날 조선시대로 치면 딱 산적때 두목인데 어떻게해서 독립군으로 둔갑했는지 참 한국사는 오묘한 마술을 부리고 있군요""
하긴 조선시대 산적들도 사람 죽이고 물건 뺏고 할때 다 의적이라고 큰소리들 쳣겟죠그 아비에 그 아들이라고 김좌진 아들놈은 깡패 새끼였고 국회에 다가 똥물이나 뿌려대고 참 한심합니다"
<이에 대해 김을동 씨가2007년  2월 22일 서울중앙지검에 김완섭을 명예훼손으로 고소>
또 한국방송  kbs와의 인터뷰에서는
" 나는 이토히로부미를 아시아 전체의 영웅이라고 생각하고  안중근은 나쁜놈! 테러리스트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mbc 인터뷰에서는
"조선 사람들 행복하게 잘 살고있는데 누가 독립하려고 그러겠어요 사실 일본에한국사람들이 감사해도 모라잘 정도인데  "
"김구 선생이 젊었을때 일본 사람들 죽인거 보면 논리적이고 지적인 사람이 아니라 살인마나 살인귀에 가깝다 젊은 애들 선동 해서 가서 누구누구 죽여라 하니 테러리스트가 된거죠" 등등 도대체 한국인이라면 생각할 수도 없는 발언을 했었다.
김완섭과 뉴라이트의 견해가 얼마나 다른지는 확실하게 알 수가 없다. 그렇지만 식민시대에 대한 그들의 사고는 억압과 핍박받으며 도저히 인간이 받을 수 없는 모든 고통을 견뎌낸 민족에 대한 모둑이며 해당행위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들의 논리대로 비약한다면 정말 안중근은 해당행위를 한 것이 분명하다.거꾸로 역적이 되는 것이다.한국의 근대화를 이끄는 이토오 히로부미를 살해한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일부에서 일어나는 친일 성향의 인사들이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는 이유는 그들이 정치 세력화를 꿈꾸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번 총선에서 4,9 총선에서 17명의 뉴라이트 회원들이 출마한다고 한다.
그렇게되면 그들의 목소리가 커지게 될 것은 분명해질 것이다.실용정부를 표방하는 이명박 정부가 분명하게 인식해야 할 것은 실용이 잘못하면 역사를 오도되거나 왜곡되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주종환 동국대 명예교수는 '뉴라이트 대안교과서의 반민족성'이라는 기고글에서
실용주의는 매국노의 행위조차도 합리화시킬 수 있는 마력을 갖고 있다. 이완용도 약소국인 대한민국이 자력으로 근대화할 능력이 없고 국가의 독립을 지키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가까운 일본의 식민지로 편입되는 것이 우리 민족이 잘 사는 길이라고 보았을 것이다. 일제 강점기 친일파들의 견해도 우리 민족이 잘 살려면 일본제국주의에 협력하는 길밖에 없다는 지극히 실용주의적 관념에 젖어 있었다.
이렇듯 민족 문제를 실용주의의 잣대로 재단하면 반민족적 사대주의적 역사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완용이 오늘날 되살아 나서 식민지 근대화론이 활개치고 있는 것을 보면, “왜 나만 친일파 민족반역자로 매도하느냐”고 항변할지도 모른다. 식민지 근대화론과 같은 실용주의적 역사관을 경계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민족을 강조하면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요즘 부쩍 늘고 있다. 서유럽이나 일본의 민족주의는 민주주의를 억압한 주범이었다. 이 때문에 민족주의는 흔히 반민주적, 반민중적인 것으로 매도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도 박정희 이래 역대 군사정권은 민족주의를 자기들의 독재를 포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했다. 이런 역사적 경험들은 민족주의를 시대착오적인 반민주적인 것으로 보게 하는 원인을 제공했다. 그러나 분단된 한반도는 서유럽이나 일본과는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한반도는 국토분단을 극복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런 상황 아래서 “민족은 없다”느니, “민족주의는 시대착오적”이라고 매도하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견해인지 깊이 반성할 필요가 있다.
역사적 진실을 오도하거나 왜곡시키는 것이 가장 큰 범죄라고 생각하면 요즘 일어나는 일련의 움직임은 실로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안중근이 영웅인가 테러리스트인가에 대한 논쟁은 사실 아무 의미없는 일이다. 김완섭이나 그외 친일인사들의 발언은 안중근을 통해서 자신을 부각시키며 그속에서 기생하려는 의미 이상으로는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의 목소리가 엘리트 지식인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에게서 쏟아지고 있다는 것은 우려 그 이상의 심각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득 나는 이런 생각을 한다.
예전에 반민특위라면 이런 것을 어떻게 해결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