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세종의 또 다른 즐거움 장영실과 김명곤
2008. 3. 2. 09:04ㆍ연예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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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세종이 후계구도를 둘러싸고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고 있다.
3월 1일 국본을 둘러싼 팽팽한 긴장감이 극전반에 강하게 흐르고 태종과 국본 그리고 충녕 각각의 파벌들의 이합집산과 득과 실을 셈하는 모습이 현재의 정치행태와 너무도 닮아있다.
아마 대왕세종이 대선전에 시작되었다면 지금보다 더 큰 긴장감과 재미를 주었을 것이다.
아무튼 점점 재미를 더해가는 드라마 대왕세종에서 나는 또 다른 즐거움 느끼고 있다.
그것은 바로 장영실과 돌아온 광대 배우 김명곤을 보는 즐거움이다.
장영실은 대왕세종에서 부분적으로 다루기에는 좀 아쉬운 감이 드는 인물이다
차라리 장영실을 주인공으로 하는 역사 드라마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다연이와의 사랑도 사랑이지만 노비로서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는 장영실을 볼때마다
조선시대 신분제도를 뛰어넘는 그의 인생여정이 한편으로는 안타까움으로 한편으로는
감동으로 다가오는 대목이다.
기녀 소생의 동래현의 관노 출신으로 당상관의 반열에 오르기까지 그가 걸어온 자취는 무엇인가
천체관측용 대 ·소간의, 휴대용 해시계 현주일구와 천평일구, 고정된 정남일구, 앙부일구, 주야(晝夜) 겸용의 일성정시의(日星定時儀), 태양의 고도와 출몰을 측정하는 규표(圭表), 자격루의 일종인 흠경각(欽敬閣)의 옥루(玉漏)를 제작 .특히 1441년 세계 최초의 우량계인 측우기와 수표를 발명하여 하천의 범람을 미리 알 수 있게 했다는 과학적인 성과와 조선시대 최고의 과학자라는 칭송 이전에 천한 노비로서의 인간적인 고뇌와 분노를 어떻게 삭이며 헤쳐나가는가 하는 관점에서 그가 성취할 인간승리에 대한 기대심으로 대왕세종을 보는 즐거움이 하나요 또 하나의 즐거움은 국립중앙극장장을 거쳐 참여정부의 문화관광부장관을 지낸 후 다시 배우로 변신해 고려 황실의 후예로 조선왕조의 전복을 꿈꾸는 혁명가 '옥환'역으로 출연하고 있는 김명곤을 보는 즐거움이다.
한국 사회에서 관료를 지낸 사람이 다시 스스로 광대임을 자처하며 배우로 돌아오기란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물론 이전에 정치에 몸을 담아 국회의원을 지내고 다시 연기를 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장관을 지내고 연기자로 돌아온 사람은 배우 김명곤이 처음일 것이다.
“배우가 이전에 맡았던 역할에서 하루 빨리 빠져나와야 하는 것처럼 나에게 장관은 잊어야 할 부분”이라며 “연기자로 살기 위해 공직자가 굴레가 되어선 안된다. 나 역시 장관을 끝내고 그 직분을 잊으려 노력을 많이 했다. 다행히 금방 잊혀지는 것 같다”는 배우 김명곤
“장관직을 그만두고 배우로 돌아오니 귀향한 듯한 기분이다 장관이라는 껍데기를 과연 털고 다시 연기를 할 수 있을까 고민도 했지만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연기자로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 이번 기회를 잡았다”는 그의 모습에서 드라마 대왕세종에 임하는 자세를 엿볼 수 있다.
“장관에 머물 때는 가족들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없었으나 지금은 가족과의 시간이 많아져 행복하다. 연기를 재개하는데 있어서 나보다 아들, 딸들이 더 걱정을 해준다. ‘아빠, 연기되겠어?’라며 놀리기도 한다"는 그의 말 속에서 장관이 아닌 서편제에서의 떠돌이 소리꾼 유봉으로의 귀환을 알리는 것 같다. 드라마 대왕세종에서의 그의 배역이 그리 크지 않지만 그것에 연연하지 않고 배우로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그가 배우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려는 의지의 표현인지도 모른다.
영화감독 이창동에 이어 김명곤 그리고 이명박 정부의 유인촌까지 예술인 출신의 장관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것은 분명 환영할 일이지만 장관으로서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명예만 얻는 들러리가 되서는 안될 것이다.
그 초석을 다지고 다시 돌아온 광대 김명곤의 귀환작품 대왕세종을 보는 것이 또 다른 즐거움이다.
사람마다 드라마를 보는 것과 즐기는 것의 관점이 다르다.
각각의 연기자에 매료되고 그 인물을 통해서 대리만족을 느끼거나 울분을 해소하기도 한다.
내게 있어 장영실은 인간승리의 한 표상으로 김명곤은 겸손한 귀향의 표상으로 생각하며
드라마 대왕세종을 즐거운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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