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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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쓸했던 사철탕집 간판 왜?
몇주전 갑자기 병원에 입원한 친구 병문안을 다녀왔다. 친구는 알콜중독으로 벌써 병원 입원이 수차례다. 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하면 얼마되지 않아 또 술을 입에 대고 결국은 같은 일을 되풀이 하곤 했다. 병문안을 다녀오는 길에 고향에 계신 팔순 아버님과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한 후 평소에 아버지가 즐겨드시는 묵사발을 먹기 위해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음식점으로 향했다. 고개를 넘어 음식점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낯선 간판이 하나 눈에 띘다. "개판돈....." 예전에는 볼 수 없던 간판이었는데 이름이 개판돈이란다. 한눈에 메뉴가 뭔지 알 수 있었는데 이름이 특이해서 그런지 눈에 쏙들어왔다. 아마도 음식점 주인도 그점을 노려 이름을 개판돈이라고 지은 것 같은데 내게는 왠지 씁쓸하..
2011.12.03 -
감자를 김치 냉장고에 보관했더니 헉!.......
어제는 수능을 보느라 허약해진 아들이 백숙이 먹고 싶다기에 직접 요리를 해주기로 했습니다. 퇴근길에 시장에 들러 토종닭과 재료를 산 후 집으로 돌아와 요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토종닭을 잘 씻고 대추와 황기, 엄나무와 통마늘을 넣고 마지막으로 김치 냉장고에서 감자를 꺼냈습니다. 백숙에 왠 감자를 넣느냐 이상하게 생각하실 분도 계실지 모르지만 감자를 넣으면 더 구수한 맛을 낼 수 있습니다. 평소에 감자를 조금씩 사다가 냉장고에 넣고 먹곤 하는데 지난번 고향에서 가져온 감자는 양이 조금 많아 김치 냉장고에 넣어 두었습니다. 김치 냉장고 보관에서 약 한 달 간 넣어둔 것 같습니다. 앗! 그런데 이게 왠일일까요? 감자를 깍을 때 겉이 멀쩡하던 감자를 반으로 자르니 속이 시커멓습니다. 자르지 않은 감자와 자..
2011.11.22 -
시험범위 묻는 학생에게 돌아온 선생님의 대답은?
학창시절에 가장 괴로웠던 기억은 뭘까? 아마 대부분 시험 때문에 겪은 스트레스와 중압감이 아닐까 생각된다. "시험이 없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요..." 예전에 글짓기 수업을 할 때 한 학생이 노트에 썼던 글귀다. 그동안 시험에 대한 중압감을 얼마나 많이 받았으면 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가 이런 글을 쓸까.... 이런 생각에 늘 마음 아팠는데 현실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아니 더 경쟁이 치열해졌다. 며칠 전의 일이다. 오전에 물리치료를 받기 위해 아내와 함께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는 중이었다. 늘 상냥하게 대해주는 치료사가 그날은 왠지 얼굴색이 편치 않아보였다. 속내를 알 수 없어 그냥 누워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바로 옆에서 같은 동료와 이야기 하는 소리가 들렸다. "어제는 너무나 속상..
2011.09.28 -
2011년 수능 시험장 아침 풍경
오늘은 아들이 수능 시험을 보는 날입니다. 지난 밤 일찍 잠들은 탓인지 아침 6시부터 부산을 떨며 시험장에 가야겠다고 합니다. 아침 식사를 하고 7시 11분에 시험장으로 향했습니다. 도로는 한산했지만 시험장에는 벌써 경찰관과 관계자들이 나와 교통정리를 하고 있었고 수험생을 응원하고 격려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었습니다. 푸근할 것이라는 당초 예보와는 달리 귀가 얼얼할 정도로 날씨가 춥더군요. 잔뜩 몸을 움츠린채 시험장으로 들어서는 학생들에게 건네는 따끈한 차 한잔이 너무 고마웠던 아침입니다. 아이가 학교로 들어가고 난 후 시험장 입구에서 수능시험장 아침 풍경을 담아보았습니다.
2010.11.18 -
수능 앞둔 아들 남보다 더 긴장하는 이유
이제 수능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전국 사찰이나 기도원에는 자식들의 수능 대박을 바라는 부모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 수험생을 둔 부모라면 모두 한결같은 마음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저 역시 수능 수험생을 둔 부모로써 여간 긴장되는 것이 아닙니다. 형처럼 디자인을 전공하고 싶은 아들은 학원에도 다니지 않고 집에서 혼자 공부를 해왔습니다. 다른 집에 비해서 공부 잘해라 잔소리도 하지 않았으니 다른 학생에 비해 스트레스는 덜 받으려니 생각했는데 수능이 목전에 다가오니 말수가 부쩍 줄었습니다. 어제는 아이가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학교 앞에서 기다리는데 아들이 나오지 않더군요. 괜히 공부에 방해될까 무작정 기다리는데 한 시간이 지났을까 갑자기 많은 학생들이 종이컵에 촛불을 들고 정문 앞으로 ..
2010.11.17 -
하루 두 끼 먹는 고3 아들 때문에 속 끓는 아내....
이제 수능이 20여일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고3 수험생을 둔 학부모님이라면 요즘처럼 힘든 날이 없을 듯 합니다. 큰 아들의 경우에는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해 큰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는데 이번에 수능을 본 작은 아들은 집에서 신경을 써야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아침에 영양가 있는 따뜻한 식사를 먹이는 것과 학교에 등교시키는 일 그리고 학원에서 초죽음이 되어 밤늦게 들어오는 아들은 보면 축은하기 까지 합니다.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아이에게 신경쓰지 못해 안타까운 맘도 들지만 가장 안타까운 것을 따로 있습니다. 바로 하루에 두 끼 밖에 먹지 않는 아들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사실 아이가 두 끼만 먹는 사실도 요 근래에 알았으니 부모로써 정말 무심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몰래 급식을 먹지 ..
2010.10.28 -
수능 앞둔 아들 방에 붙은 격문들
앞으로 수능이 54일 남았습니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인 아들은 이제야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지 이번 추석에 공부 한다며 혼자 집에 남았습니다. 학원에 다니지 않고 학교 수업만 받은 아들은 내신성적이 좋지 않아 수시에 응시할 수 없을 정도인데 100일 카우트 다운이 시작되면서 벼락치기 하듯 수능 준비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1학년 때 부터 차근차근 수능을 준비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초등학교 때 부터 고등학교 때 까지 공부해라 스트레스를 준 적이 없는 아빠로서는 늦게 수능 준비를 하는 아들이 안쓰러울 뿐입니다. "네가 꼭 대학에 가야할 이유를 찾았다면 공부를 하고 그렇지 않다면 차라리 다른 길을 선택해라...." 늘 한결같은 아빠의 잔소리가 통한 것일까요? 2학기 접어들면서 행동과 마음자세가 ..
2010.09.24 -
지난 해 수능 망쳤던 아들 그후 1년 ...
올해 수능도 끝이 났다. 해마다 수능 때면 열병을 앓는 학생들과 부모님의 모습을 볼 때 마다 마음이 아리곤 한다. 며칠 전에 아내와 함께 들렸던 낙산사에도 수능을 기원하는 수많은 신도들의 모습을 보면서 지난해 수능을 보았던 아들의 일이 생각났다. 중학교 때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다 3학년이 되어서야 결정을 내린 아들은 예고에 진학하게 되었고 나름 최선을 다해 대학 입시를 준비했다. 3년 내내 기숙사 생활과 학원을 오가며 노력했고 지난 해 수능시험에 응시했다. 하지만 시험이 끝난 후 아들은 전날 긴장해서 잠을 이루지 못했고 감기 기운 때문에 집중하지 못한데다 시험이 어려워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다며 고개를 떨구었다. 그리고 수능발표가 있던 날 아들과 아내는 심하게 다투었다. 수능 성적을 어..
2009.11.16 -
수능 시험 감독관으로 온 친구를 만나보니....
수능을 하루 앞둔 11월 11일 영동지방에는 나흘동안 비가 내리더니 오늘도 산간지방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리고 시내에는 쉴사이 없이 비가 내렸습니다. 지난 밤 수능 감독 때문에 이곳에 온다는 친구의 문자 메세지를 받고 저녁을 함께 하자는 약속을 했는데 좀처럼 연락이 오지 않아 먼저 전화를 걸어 보았습니다. 학교에서 볼 일은 모두 끝났는데 감독할 때 쓸 시계를 구입하러 시내로 들어왔다 차가 밀려 애를 먹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30분 후에 만난 친구와 음식점에 가서 저녁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낙지전골을 시키고 소주 한 병을 시켰습니다. 그런데 평소에 술을 좋아하던 친구가 술잔을 받지 않았습니다. "다른 날은 몰라도 오늘은 술 마시면 안되네..." "반주로 한 두 잔은 ..
2009.11.12 -
수능 윤리는 있어도 인성 윤리는 없다
올해도 수능이 끝나고 수시와 정시모집도 속속 끝나간다. 일년에 한번씩 겪는 홍역처럼 늘 연말이면 학생과 학부모들이 입시 몸살을 앓곤한다. 모처럼 고등학생들이 방학을 하자 기간제 교사였던 친구는 갑자기 할 일이 없어졌다. 방학이라고 따로 월급이 나오는 것도 아니니 학원에 나가거나 아니면 다음 학기에 나갈 학교를 알아봐야 한다고 한다. 그동안 서로 바빠서 만나지 못하다 모처럼 저녁식사를 하고 간단하게 입가심으로 생맥주를 마시러 단골집을 찾았다.. 마른 명태를 안주 삼아 생맥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자연스레 학교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이야기 속에는 학교의 복합적인 문제도 많이 나왔는데 올해는 학생부장이 아이들의 인기에 영합하기 위해 학생들의 기초화장과 귀걸이를 허용한 이야기며 교사가 학생에게 모욕..
2008.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