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했던 사철탕집 간판 왜?
2011. 12. 3. 05:30ㆍ사진 속 세상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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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주전 갑자기 병원에 입원한 친구 병문안을 다녀왔다.
친구는 알콜중독으로 벌써 병원 입원이 수차례다.
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하면 얼마되지 않아 또 술을 입에 대고 결국은 같은 일을 되풀이 하곤 했다.
병문안을 다녀오는 길에 고향에 계신 팔순 아버님과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한 후 평소에 아버지가 즐겨드시는 묵사발을 먹기 위해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음식점으로 향했다.
고개를 넘어 음식점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낯선 간판이 하나 눈에 띘다.
"개판돈....."
예전에는 볼 수 없던 간판이었는데 이름이 개판돈이란다.
한눈에 메뉴가 뭔지 알 수 있었는데 이름이 특이해서 그런지 눈에 쏙들어왔다.
아마도 음식점 주인도 그점을 노려 이름을 개판돈이라고 지은 것 같은데 내게는 왠지 씁쓸하게 느껴졌다.
문득 지난 달 아들이 수능을 보던 날 아침, 아들을 고사장에 내려주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보았던 개들이 떠올랐다.
차량 뒤에는 팔려온 개들이 차에 가득 실려있었는데 아마도 노상에서 밤을 새운 것 같았다.
덜덜 떠는 녀석들도 있고 좁은 철창에서 빠져 나오려고 발버둥치는 녀석들 모습도 보였다.
짖지도 않고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녀석들....
문득 어릴 적 키우던 진돗개가 떠올랐다.
어릴 적 나는 개를 무척이나 좋아했었다.
그런데 길옆에 살다보니 키우던 개들이 차에 치여 죽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그러면 아버지는 죽은 강아지를 잡아 동네 사람들과 탕을 끓여 드시곤 했다.
그 충격에 한동안 아버지와 말을 하지 않았고 마음속으로 나는 절대 개고기는 먹지 않겠다.다짐했었다.
그후 40년이 지난 지금 상처가 아물었다 생각했는데 문득 '개판돈'이라는 간판을 보니 그때 아픈 기억이 다시 떠오르고 수능 보는 날 아침 보았던 팔려가는 개가 생각나 안타깝고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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