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 생각나는 개고기 이야기...

2008. 8. 8. 14:14세상 사는 이야기

오늘이 삼복 중에 말복이다.말복 답게 밖은 찜통 더위다.
점심으로 삼계탕을 먹고 입가심으로 수박을 먹으니 한결 시원하고 힘이 솟는 듯 하다.
개인적으로 나는 개고기를 먹지 않는다. 어릴 적 집에서 키우던 개가 많았는데 도로변에 살던 우리집 특성상 차에 치여 죽는 개가 종종 생겼었다. 그럴 때 아버지는 동네 사람들을 불러놓고 개고기를 드시곤 했다.
나도 어렸을 적에는 잘 먹었다고 한다....그렇지만 아버지가 키우던 개를 잡아 먹는 것을 본 이후로는 개고기를 먹지 않았다.
주변의 친구들이나 동네사람들은 복날이면 응당 개고기를 먹는 줄 알고 있었고 강변의 다리 밑으로 가서는 천렵을 하곤 했다.
복날 왜 개고기를 먹는지 이유도 모른 채 어릴 적 부터 개고기에 길들여진 입맛을 어쩔 수 없다며 보신탕을 즐겨 먹는 친구들은 오히려 나를 까탈스럽다고 말하곤 했다.
음식을 가려먹는 것은 안좋고 건강에도 않좋다는 이상한 논리로.......
그런데 고향 마을에는 개고기의 절대 신봉자가 한 분 계셨는데 그분은 몇년전 할아버지를 여의신 동네 최고령 할머니. 할아버지는 폐암을 앓다 돌아가셨는데 처음 병원에서 6개월을 못넘긴다는 이야기를 듣고 퇴원했는데 무려 2년을 더 사셨다.
지팡이를 짚고 동네를 천천히 걸어다니던 할아버지가 기력을 잃고 쓰러지면 동네 사람들이..
"이젠 일어나기 힘드실 게야, 연세도 있고 하니...."
말하곤 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며칠 후에는 벌떡 일어나서 또 동네를 돌고 있는 할아버지를 볼 수 있었다.
그러기를 2년.....결국 할아버지는 돌아가셨는데.....할머니가 말씀이 그 비결이 바로 보신탕이었다고 했다.
어디에서 연유된 이야기인지 알 수는 없으나 기력이 없어 쓰러지면 개고기를 사달라고 하셨고 그것을 드시고 나면 예전처럼 동네를 돌 정도로 회복되곤 했다는 것이다.
그것이 마음으로 치유하는 심인성 때문인지....개고기에 들어있는 특별한 성분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할아버지는 병원에서도 포기한 상태에서 쓰러질 때 마다 개고기를 드시면서 2년을 더 살다 가셨다.
또 하나 개고기에 대한 추억은 유난히 개고기를 좋아하는 친구의 개서리 이야기다.
그 녀석은 달리기를 잘해서 어른들과 시합을 해도 지지 않을 정도로 빠른 발을 갖고 있었는데 유독 개고기를 좋아했다.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집을 떠나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며 장사를 해 별명이 품팔이였다.
가끔 고향이 오면 몰래 남의 개를  훔쳐 먹곤했는데 개를 훔치는 방법이 특이했다.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 고기냄새를 풍겨 놓으면 냄새를 맡은 동내 개들이 모여들곤 했는데.....
정부미 자루에 재를 넣고 강아지를 유인해 그 안에 넣으면 강아지는 아무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정부미 자루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면 재빠르게 리어카에 싣고는 산으로 가서 잡아 먹었다.
대부분 마을에는 똥개 몇 마리씩은 키웠고 강아지 새끼들도 많아 한 마리 없어져도 크게 개의치 않았었다.
복날에 문득 떠오른 옛날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