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 한 첩 먹은 듯 든든한 양양 범골 토종닭

2012. 2. 7. 06:30요리조리 맛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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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그 맛집 다시 가 보니....

지난 주 일요일 점심 무렵 아내와 나 그리고 이웃과 함께 양양군 서면에 있는 범골 토종닭집을 찾았습니다.

이곳은 2009년 여름에 처음 블로그에 소개했던 집인데 한번 찾은 사람들을 다시 찾게 만드는 매력을 지닌 맛집입니다.
평소 맛집 소개를 자주 하지 않거니와 한 곳을 두번씩 소개하는 일이 없었는데 아마도 이번에 전례를 깨뜨리는 것 같습니다.
그 속에는 그때와 지금과 얼마나 달라졌을까 또 맛이 얼마나 변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자리잡고 있기도 합니다.

사실 이곳은 찾아가기 쉽지 않은 곳입니다.
물론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야 식은 죽 먹기겠지만 처음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헤매게 일쑤죠.
가장 쉽게 설명을 하자면 서울에서 오는 길로 한계령을 넘어서 양양으로 향하다 구룡령으로 향하는 도로를 따라 내려가다 좌회전해서 다시 한계령 방향으로 500여 미터를 올라가면 범골 토종닭 이정표가 보입니다.

요즘이야 네비게이션이 있어 주소 검색만 하면 바로 찾을 수 있지만 예전에 전화 통화로 이곳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뭘까요?.
그건 아마도 한끼 식사를 먹더라도 맛과 건강을 함께 챙기려는 헌대인의 심리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것을 먹으면 왠지 기분이 좋아지고 건강해질 것 같은 포만감.....
그것이 제가 이곳을 찾는 이유입니다. 


겨울이라 산에는 눈이 쌓여 있고 조금은 을씨년스러운 범골 토종닭 풍경입니다.
예전에는 한계령을 넘으려면 이 앞을 지나야만 갈 수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뒷쪽으로 터널이 뚤리면서 차량 소통이 뜸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6년간 변함없이 음식점을 하는 것을 보면 그만큼 단골손님이 많다는 반증이겠지요.


훼를 치듯 산을 뛰어다니던 건강한 닭들.....
지난 번 눈이 쌓인 탓인지 그늘진 산쪽엔 닭들이 보이지 않고 햇볕이 있는 곳에 옹기종기 모여있습니다.


음식점 안으로 들어서니 이미 셋팅이 되어 있습니다.
토종닭을 시킬 때면 30분 전에 미리 전화를 하고 가면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됩니다.
대보름이 낼 모래라고 고사리와 도라지 그리고 시금치를 내준 것 빼고는 예전에 나오던 밑반찬 그대로 입니다.
그럼 대표적인 밑반찬을 소개해 볼까요?

수수하면서 정갈한 밑반찬...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밑반찬은 바로 이것 아삭이 고추입니다.
된장에 버무린 아삭이 고추의 맛이 남다른 것은 양념에 꿀을 넣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밥이 없이 맨입으로 먹어도 전혀 맴거나 짜지 않아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합니다.


다음은 묵은지입니다.
이곳에서 새롭게 개발한 김치 닭볶음탕에 없어서는 안될 주재료라고 합니다.
주인의 손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묵은지는 짜지 않고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서비스로 나오는 닭발입니다.
먹기 불편해서 안먹는다는 아내가 맛을 보고는 반해버렸죠.
남자들과 함께 갔다면 아마 소주 두 병은 거뜬히 비웠을 것 같습니다. 


살짝 구워서 양념을 한 두부......부드러우면서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겨울에는 뭐니뭐니해도 동치미가 최고죠....
고기를 먹을 때 텁텁하거나 느끼함을 잡아주는데 동치미 만큼 좋은 것도 없죠.

가장 즐겨 먹던 약수 토종닭 백숙....



드디어 초벌된 약수 토종닭 백숙이 나왔습니다.
진한 국물맛이 그대로 우러난 모습을 보며 절로 군침이 돕니다.


엄나무와 가시오가피 그리고 황기 대추 마늘 그외 이 집만의 특별함이 숨어있는 해산물이 들어가 국물 맛이 한층 더 시원하고 개운했습니다.
주인에게 어떤 해산물이 들어가느냐고 물었더니 그것만은 절대 알려줄 수 없다고 하더군요.....


직접 맛을 보지 않고는 느낄 수 없는 오묘한 국물 맛....
함께 간 사람중 유일하게 남자인 제게 닭모래집이 왔습니다.
구워 먹는 닭모래집 만큼 쫀득함이 살아있으면서도 부드러워 먹기 좋았습니다.

이런 맛 처음이야 김치 닭볶음탕....


사실 오늘 가장 맛보고 싶었던 메뉴는 바로 이것입니다.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메뉴.....바로 묵은지 닭볶음탕입니다. 


보글보글 끓고 있는 묵은지 닭볶음탕.....
강원도가 감자의 고향이라서 그런지 통감자가 4~5개 정도 들어가고 알맞게 숙성된 묵은지가 들어가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묵은지와 감자 그리고 토종닭이 잘 어울어진 김치 닭볶음탕........토종닭 백숙이 맛이 부드럽다면 이것은 칼칼하면서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삼겹살에 싸 먹는 김치 맛을 아시죠?
그것보다 훨씬 부드럽고 감칠 맛이 느껴졌습니다.

과식을 부르는 맛......죽입니다.



넷이서 토종닭 한 마리 먹으면 딱 맞다 싶은데 여섯이서 두 마리를 먹는다면 어떨까요?
한 마리는 적고 두 마리는 많다고 느껴집니다.
왜냐구요?
바로 마지막 대미를 장식할 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예전에 왔을 때도 토종닭을 배부르게 먹고 죽을 거의 먹지 못했죠.
당시에는 테이크 아웃이 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남은 음식 포장을 해줘 그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군요.


음식 만드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는 아주머니....
예전에는 아르바이트나 아주머니를 두었지만 지금은 가족이 함께 운영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 달에 한 번 이벤트도 한다며 밝게 웃는 아주머니 표정에 진솔함이 묻어 납니다.


죽은 맛이 어떨까요?
말 그대로 죽입니다...ㅎㅎ...
사람이 많으면 서비스로 죽을 좀 더 많이 넣어 달라고 하세요.


보약 한 첩 먹은 듯 밀려오는 포만감

이곳은 메뉴가 참 많습니다.
메뉴 하나 하나 들여다 보면 건강 음식점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습니다.
설악산 자락 아래 맑은 공기를 먹고 자란 토종닭에 그곳에서 자란 엄나무와 가시오가피등 각종 약재를 넣어 만드는 음식점 범골 토종닭.....
자리에서 털고 일어난 후에야 과식했다는 느꼈다는 아주머니 말처럼 제대로 포만감을 느낀 하루였습니다. 
혹시 강원도 동해안으로 여행을 가실 일이 있다면 마음도 비우고 배도 비우고 찾아가 보세요.
과식하게 만드는 토종닭 맛 제대로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가는 길 좀 주소 : 강원도 양양군 서면 논화리 373-1        미리 전화: 033-672-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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