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 24. 02:58ㆍ사진 속 세상풍경
12월 중순 부터 망년회와 송년회 때문에 술을 먹는 날이 잦아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족과 함께 지내는 뜸해져 아내는 아내대로 나는 나대로 한 해 동안 도움을 준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오늘도 아내는 손님과 송년 모임에 가고 나는 전라도 광주에서 전역온 고등학교 동창 가족과 함께 국밥집에서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집에서 1km 떨어진 국밥집에서 저녁 식사와 함께 반주로 소주를 마시며 그동안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친구를 보내고 혼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신호등 앞에 멈춰 섰을 때 신호등 앞에 널브러진 종이가 눈에 띘습니다.
학생이 버린 듯한 학습지가 버려져 있었는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횡단보도를 건넜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시내버스 정류장 옆 화단에 버려진 또 다른 책과 공책들이 눈에 띘습니다.
친구와 헤어진 시각이 10시가 다 되었으니 아마도 학원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가던 학생이 버린 것 같습니다.
가방을 통채로 꺼내놓은 듯한 책과 공책이 아파트 담벼락에 널브러져 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생활국어 1학년 2학기와 사회1 이라는 글자가 보이는 것으로 봐서 중학교 1학년 학생인 것 같습니다.
얼마나 공부가 지겨웠으면 저렇게 사람들 눈에 띄는 정류장 화단에 버리고 갔을까.............
문득 학원에 다니기 싫다며 가출을 시도했던 조카가 생각나더군요.
학원에 간다고 간 조카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아 집안이 발칵 뒤집혔는데 동네 다리 밑에 가방을 버리고 친구집에 숨어 있던 조카를 찾느라 무진 고생을 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얼마나 공부가 지겨웠으면 저렇게 몽땅 버렸을까?
어렸을 때 부터 입시 공부에 시달리는 요즘 학생들의 마음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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