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수술 받은 아버지를 위해 퇴사한 아들의 효심

2010. 8. 25. 08:41세상 사는 이야기

종종 뉴스를 통해 인면수심의 패륜범죄를 접하곤 한다.
근래에도 아침식사 시간이 늦고 용돈을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80대 노모의 집에 불을 지른 59세의 아들이 있는가 하면 재산분배에 불만을 품은 40대 아들이 늙은 어머니에게 제초제를 밥에 부어 강제로 마시게 하려다 구속되기도 했다.
또 게임에 빠져있다고 꾸중을 들은 후 안방에서 낮잠을 자던 어머니를 둔기로 수차례 내려쳐 숨지게 한 20대 아들이 구속되는 등 차마 말로 담을 수 없는 패륜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런 흉흉한 소식을 접할 때 마다 어쩌다 세상이 이렇게 황폐해졌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철렁 내려않곤 한다.
하지만 주변을 잘 살펴 보면 아직도 세상이 따뜻하고 살만하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일들이 많은데 오늘은 그중 암수술을 받은 아버지를 위해 직장까지 그만두고 아버지 병간호에 애쓰는 효심 깊은 아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갑자기 아버지가 전립선암 선고를 받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사무실의 건물주는 73세로 갖은 고생 끝에 자수성가하셨다.
빈손으로 시작해서 중화요리집을 개업하고 그곳에서 기반을 마련해 여인숙과 여관 그리고 냉면전문점으로 마련한 돈으로 몇년전 자신의 전재산을 투자해 3층 건물을 지었다.
그런데 호사다마라고 할까 이제 편히 쉬고 싶다던 아저씨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졌다.
날마다 운동을 열심히 하고 경로당을 다니던 중 소변에 피가 섞여 나와 병원에서 전립선암 선고를 받게 되었다.
이미 많이 진행되어 빨리 수술을 해야 한다는 말에 부랴부랴 서울에서 암수술을 받게 되었다.
갑작스런 암선고에 놀란 가족들....
올해 시집을 간 딸은 미국에 가있고 남아있는 것은 아들 뿐이었는데 암선고에서 수술 후 까지 아버지를 향한 아들의 행동에 주변 사람들 칭찬이 대단했다. 

   아버지 병간호를 위해 퇴사한 아들

지난해 까지만 해도 아들은 서울에서 건축사로 반듯한 직장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올초 연로하신 부모님을 위해 좋은 직장을 포기하고 아버지가 살고 계시는 작은 도시에 새둥지를 틀었다.
늦게 까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하느라 아직 결혼을 하지 못한 것이 부모님께 죄송하다는 아들은 올해 나이가 서른 다섯이다.
직장을 다니면서 틈틈히 새로운 자격증 시험을 준비중이었는데 갑자기 아버지가 암선고를 받은데 이어 암수술을 받게 되었다.



수술 후 두달여 동안 병원에 머무를는 동안 서울과 지방을 오가던 아들은 오랜 고민 끝에 직장에서 퇴사를 결심했고 시험도 포기했다.
회사에 누가 되기 싫고 마음 편히 아버지를 모실 수 없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는 아들....
"회사는 언제든지 다시 들어갈 수 있습니다....그리고 시험도 다음해에 보면되죠..뭐..."
담담하게 말하는 아들의 모습에서 아버지를 향한 지극한 효심을 엿볼 수 있었다.

  생각보다 실천이 더 어려운 효도

서울에서 내려온지 사흘 밖에 되지 않았는데 다시 항암치료를 받으러 가야한다며 짐을 챙기는 아들....
예전에는 미국으로 장기 출장을 가면서 비워둔 딸의 아파트에 머무르며 치료를 받았는데 서울이 너무 답답하다는 아버지를 위해 늘 먼거리를 이동해야 하지만 싫은 내색이 없다.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이야 누구나 똑같겠지만 생각을 그대로 실천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나 역시도 늘 마음 뿐이고 날마다 전화 한 통 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자신의 모든 것을 잠시 내려 놓고 아버지 병간호를 하는 모습을 볼 때 마다 큰 부끄러움을 느끼곤 한다.
아들의 지극한 효심처럼 아저씨의 병이 빨리 완쾌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