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 향기 고성 라벤더 축제에 가 보니.....

2009. 7. 9. 08:54여행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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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벼르고 벼르던 고성 라벤더 축제장에 갈 기회가 생겼다. 폐막을 나흘 앞둔 고성 라벤더 축제는 강원도 고성군 어천리에서 열리고 있는 축제로 올해로 2회째다. 6월 13일 부터 7월12일까지 약 한달여간 진행되는 라벤더 축제는 먼저 그곳을 다녀온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평소에 한 번 들려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지인의 말로는 축제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소홀한 점이 많다며 멀리에서 찾아온 사람에게는 실망스런 부분이 많다는 것이었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찾아간 라벤더 축제 현장......우선 축제를 보고 온 소감을 이야기 한다면 앞으로 경쟁력있고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축제지만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은 축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글은 멀리서 힘들게 고성 라벤더 축제를 보러오는 사람들에게 과연 만족감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앞으로 라벤더 축제가 지역 축제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시작할까 한다. 



고성 라벤더 축제는 라벤더 향수테마마을로 조성된 고성군 간성읍 어천3리 하늬 라벤더팜은 라벤더의 서식 특성상 재배의 최적지로 지난 2006년부터 지역특화품목으로 지정하고 지난해 첫 축제를 연데 이어 올해로 두번째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이라 푹푹찌는 폭염 속에서 어천리 마을에 들어섰다. 승용차가 아닌 버스로 이곳을 찾으려면 많은 어려움이 뒤따른다. 간성에서 어천리 경로당 종점까지 버스로 15분거리지만 하루에 오전 10시20분, 오후 2시, 오후 4시10분, 오후 7시 네번 밖에 오지 않는다. 경로당에서 농장까지 약1.2km 정도가야 하는데 다행히 경로당까지는 픽업가능하다고 한다.
간성에서 택시를 타면 약 만원 가량의 택시비가 드는데 아무래도 승용차가 없이 축제장을 찾는 것은 고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축제장을 향하는 동안 멀리 부산에서 온 차량이 축제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어천리 경로당에서 축제장으로 향하는 길은 너무나 비좁았는데 축제장 가기 바로 전 약 300m는 비포장 농로길을 타고 가야 했다. 축제장 주차장도 약 20여대의 차량밖에 주차할 수 없을 정도로 비좁았다. 차량을 주차하고 농장 안으로 들어섰다. 평일이라 그런지 약 10여명의 관람객이 보였다.


입구에 들어서니 마른 라벤더 꽃묶음 때문인지 진한 라벤더향이 물씬 풍겼다.이곳에서 라벤더로 만들 수 있는 각종 비누나 향수를 직접 만들며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한쪽에서는 각종 라벤더로 만든 비누와 향수 오일등 각종 제품들이 전시 판매되고 있었다. 이곳에서 라벤더 수확체험(참가비 3천원)와 방향제와 비누 만들기(참가비 각 5천원)를 체험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너무 긴 축제 기간 탓일까...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고성군 홈페이지에도 홍보가 되고 또 고성군 농업기술센타가 후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홍보부족 탓인지 축제라기 보다는 개인 농장에 견학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곳은 라벤더 사진정보관이었는데 세계의 라벤더팜에 대한 정보와 사진 전시회 및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전시관을 나와 꽃농장으로 향했다.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밭에는 각종 꽃들이 피어있었고 작은 나무 이정표가 방향을 안내하고 있다.


양쪽에 넓게 펼쳐진 농장은 보는 것만으로 시원함을 느끼게 해주었는데 한편으로는 허전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었다.
꽃의 이름을 적어놓았지만 그 꽃의 내력이나 특성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길을 안내하는 사람도 없고 농장에서 김을 매는 아줌마 둘 그리고 주인인지 알 수 없는 남자 셋 그리고 판매대에 있는 여자분 한 분등 고작 약 6명 밖에 눈에 보이지 않았다. 그냥 알아서 보고 가세요...라는 느낌이 들었다.


가장 향기가 짙게 나던 라반딘 그루소.....이곳에는 각종 벌들과 나비들이 꽃을 취하느라 정신없었다. 이곳 농장의 가장 대표적인 제품인 듯보였다.


라반딘 그루소 꽃에 취한 벌.....꽃 가까이 가니 벌이 잉잉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곳은 증류소라는 곳이었는데 라벤더에 수증기를 통과시켜 라벤더가 가지고 있는 방향성분을 녹여내고 이것을 물로 냉각시키면 에센샬오일과 라벤더 워터가 얻어지는데 이렇게 얻어지는 것들은 화장품, 목욕용품 등의 향료는 물론 아로마테라피에서도 폭넓게 이용된다고 한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같은 이곳이 라벤더 재배에 최적지라고 한다. 앞으로 이곳 마을을 라벤더 마을로 확대할 것이라고 하는데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국적인 풍경이 풍기는 하늬라벤더팜 농장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무성하게 자란 잡초를 뽑느라 분주한 아주머니들.......왕성하게 자라는 잡초들 때문에 주변의 페파민트 재배지는 개망초등 야생화와 잡풀들이 무성했다.


캐오마일 로만이라는 꽃은 얼핏 보아서는 개망초와 구별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꽃대도 다르고 꽃모양도 약간 더 넓었다.


가장 화려해 보였던 에코니시아......에코니시아 향기에 취한 벌과 나비들이 쉴 사이없이 날아들었다.


축제장을 둘러보는 동안 느낀 점은 분명 매력있고 경쟁력있는 특화산업이 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지만 준비와 홍보가 미흡하고 또 축제를 찾아가기에 불편한 교통사정과 또 축제장에 부대시설이 전무하다는 것 또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로 여겨졌다. 폐막일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때문인지 아니면 축제장을 찾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주변에 먹거리 시설이 전무했다.
개막 때만 설치했다 모두 철수한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럴만한 공간도 없어보였다. 주변에 밤골농원과 사슴농장,꽃내마루 약초산원이 있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어디에 있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축제장을 나가는 곳은 들어오는 곳과 다른 일방통행의 비포장 도로였는데 가다보니 다른 차량이 올라와 피하는데 애를 먹었다. 아마도 인근 공사장에 올라가는 차량으로 보여졌다.
지역 사람이나 가까운 곳에서 축제장을 찾는 사람에게 이런 불편은 감수할 수가 있다. 하지만 먼곳에서 축제장을 찾는 사람에게 작은 것 하나도 큰 불만이 될 수 있다. 축제라는 타이틀 보다는 체험농장으로 상시적으로 운영하며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더 절실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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