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가 시급해 보이는 희귀 철비석을 만나다.

2009. 6. 24. 07:50여행의 즐거움


나는 어느 것이든 궁금한 것은 바로 해결하거나 직접 가 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어제는 지인이 부탁한 민박집을 보기 위해 양양으로 향했는데 올여름 폭염이 기승이 부릴 것이라더니 아침부터 날이 푹푹쪘다. 민박집에 도착해 둘러보니 건물이 오래되었지만 리모델링하면 괜찮을 것 같아 서류를 떼러 군청으로 향했다. 군청 앞에는 늘 차들로 만원이다. 홀짝수제를 운행하는데도 주차장은 늘 만원이다. 서류가 나오는 동안 혈압과 시력을 체크해보았다. 점차 혈압이 높아지고 있다. 고혈압 초기증상이란다. 앞으로 몸관리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서류를 들고 나온 후 시의회 건물쪽에 있는 현산공원으로 향했다. 벚나무가 늘어진 곳에서 잠시 쉬어가기 위해서 였다. 이곳은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즐기는 곳인데 각종 기념탑과 체육공원이 함께 설치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공원을 오르는데 나이드신 어르신들이 쉼터에 쉬고 계셨고 다른 곳에서는 쉼터를 관리하는 분들도 계셨다. 숲에서는 각종 새들과 잠자리가 보였고 벌써 매미소리 요란했다. 천천히 공원을 오르다 나란히 서있는 비석들을 발견했다. 20여기는 되어보이는 비석들은 대부분 조선시대 관찰사를 지낸 분이나 부사로 근무하시던 분들을 위한 비석이었다.


조선시대 양양 관찰사나 부사를 지낸 분들이 선정을 베푼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보여졌는데 그동안 동해안에서 철비석을 본 기억이 없는 나로서는 흥미로운 대목이 아닐 수 없었다.


대부분 돌로 비석을 세우는데 왜 이 비석만 철비석으로 만든 것일까?.....철비석에 대한 기록을 알아보니 국내에서는 300여기의 철비석이 남아있다는 기록이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사라지고 30여기만이 존재한다고 한다.


지금 보여지는 양양부사 이광식의 비석처럼 철의 특성상 부식이 빨라 돌비석에 비해 오래 보존할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대부분 돌로 만든 비석이 대부분이고 간혹 나무로도 비석을 세운 경우도 있다고 한다.


현산 공원에 남아있는 철비석의 뒷면에 있는 글씨는 부식이 심해서 글자를 알아보기 어려웠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부식이 심해질 것으로 보여 지붕이라도 씌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에게 삼국지로 잘 알려진 중국 삼국시대 촉나라의 군주 유비가 죽고난 후에 철비석을 세웠다고 전해지지만 아직까지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국내 보존되던 300여기의 철비석이 10분의 1인 30여기가 존재하고 있다고 하는데 어디에 남아있는지 알 수 있는 곳이 없었다. 이순신 장군의 자취가 남아있는 여수 진남관에 있는 '진남관 비석군'에도 철비석이 남아있는데 문화재 보존을 위해 위쪽에 지붕을 씌워 놓았다. 이곳 현산공원에 있는 철비석도 진남관 비석군에 있는 것처럼 지붕을 씌웠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하나 둘 사라지는 철비석......보존이 시급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