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가장 위험한 폭탄 담뱃불 때문에....

2009. 4. 13. 08:48사진 속 세상풍경

요즘 강원도 어느 지역을 가나 쉽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산불 감시원입니다. 그만큼 강원도는 산불에 취약한 곳이고 봄철이면 건조한 날씨 때문에 산불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각 지역 지자체에서는 요즘 가장 신경을 쓰는 곳이 산불방지입니다. 월요일 아침 뉴스에도 경남 함양군 함양읍 백암산에서 일어난 산불과 강원도 비무장 지대에서 일어난 산불이 고성지역으로 옮겨 붙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런 여파라서 그런지 몰라도 이곳 속초에도 곳곳에 산불 감시원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어제는 일요일이라 모처럼 아내와 벚꽃축제와 황어축제장에 다녀오다 신라샘에 약수를 뜨러 가는 길이었습니다.그런데 소나무가 울창한 곳을 지나는데 산불 감시원인듯한 사람들이 길옆에 물을 뿌리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건조해서 나무에 물을 주는구나 생각하고 지나가다가 궁금해서 물어보았습니다.

"수고하십니다, 나무가 건조해서 물을 뿌리고 있나보죠?"
"아닙니다, 차를 몰고 가는 사람들이 창밖으로 담뱃불을 버릴까 염려되어 도로 옆에 물을 뿌리는 것입니다..."
"산불 감시원인가요?"
"아닙니다, 시에 있는 재난방지 관리과에서 나왔습니다."
일요일도 없이 늘 비상대기 중이라는 아저씨는 말을 하면서도 쉬지 않고 물을 뿌렸습니다.
"지난번 미시령에서 난 산불도 운전자가 버린 담뱃불 때문에 불이 나지 않았습니까?.....제발 운전자들 담배 피우다 꽁초를 밖으로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나는 산불의 대부분이 실화나 담배꽁초로 인한 발화라고 합니다. 조금만 신경 쓴다면 산불을 막을 수도 있는데 정말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고 합니다. 일전에는 차량에서 담배꽁초를 버리는 젊은 운전자를 보고 담배꽁초를 버리지 말라고 했더니 입에 담기 어려울만큼 심한 욕설을 퍼부어 너무나 어이없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공성운동장에 산불방지를 위해서 비상대기를 하고 있다며 비무장 지대의 산불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걱정을 하였습니다.


입산 금지 현수막을 보고도 몰래 들어가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산나물이나 약초를 캐러 다니는 사람들과 운동을 한다며 금지구역에 인화물질을 갖고 들어가는 사람들 때문에 잠시도 한눈을 팔 수 없다고 합니다.또 다른 산불 감시원을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요즘 산에서 가장 무서운 폭탄이 담뱃불이라고......
비라도 흠뻑 내려야 두 다리 뻗고 잠을 잘 수 있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사람들......이제  더 이상 산불이 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