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무속인 출입금지 하는 이유 알고 보니.....

2009. 4. 1. 15:20사진 속 세상풍경

고성군 죽왕면 문암진리에는 백도해수욕장이 있다.
이곳은 화진포,송지호,삼포해수욕장과 함께 고성을 대표하는 해수욕장이다. 특히 이곳 백도해수욕장에는 해안가를 돌며 기암괴석이 즐비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이곳은 설악산과 울산바위도 조망할 수 있어 여름철이면 많은 사람들이 해수욕을 즐기러 찾는 곳이다.
하지만 해수욕장 크기에 비해 아직 개발이 되지 않은 어촌 마을인데 이곳 해수욕장을 통해 포구로 돌아가는 해안로에는 기암괴석과 방파제가 잘 어울려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 처음 와본 후배는 이 바위들을 보며 무섭다고 했다. 마치 해골을 쌓아놓은 것 같다며 놀라워 했다.



병풍처럼 둘러싸인 기암괴석을 따라 돌아가면 작은 항구가 나오는데 방파제에는 많은 낚시꾼들이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다.예전에 문암진항에서 맨손으로 잡은 꽁치와 꽁치알을 먹었던 기억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오른쪽 기암괴석을 따라 돌다보면 백도해수욕장 못미처 또 다른 바위산있는데 그 끝에는 이 마을의 풍어를 기원하는 미륵불이 있다.


이곳은 예로부터 무속인들이 많이 찾기로 유명한 곳이었는데 언제인가부터 무속인 출입금지 현수막이 나붙었다. 어촌계장이 내건 이 현수막에는 적발시 벌과금 50만원에 처한다는 경고문구가 쓰여져 있었다.


무속인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미륵불을 통해 아이를 얻거나 미륵불 때문에 가문이 번창한다는 유래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미륵불에는 다음과 같은 유래가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언제인가 확실한 년대는 알 수 없으나 구전에 의하면 당시 삼척부사를 지내던 사람의 부친이 사망하여 무덤앞에 문석을 세우려고 했는데 당시 문상을 왔던 고승이 마을을 가르쳐 주며 그곳에 문석을 만들면 가문이 크게 번창한다고 했다고 한다.이야기를 들은 삼척부사는 그 자리에서 문석을 만들어 삼척으로 옮겨 가려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문석을 옮겨 가려고만 하면 거센 풍랑이 일어 배를 띄울 수가 없었다고 한다. 몇 번의 시도 끝에 삼천부사는 이 문석이 이 마을을 떠나려 하지 않으니 그냥 남겨두고 떠났다고 한다. 그 뒤 늘 이 마을은 풍어를 이루었고 아이가 없는 집이 불공을 드리면 아이를 얻는 등 문석이 이 마을에 복을 준다고 해서 미륵불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후 일제 때 어떤 연유인지 모른 채 땅 속에 묻혔다가 6,25 사변 후 무속인을 동원해서 하나를 찾았으나 다른 하나는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어느 날 파도에 휩쓸려 나머지 하나도 찾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이곳에는 자식을 얻기 위해 불공을 드리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는데 그중에 무속인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무속인들이 온갖 음식과 초와 향을 피워놓고 불공을 드려 늘 화재의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한다.


바다를 바라보고 섰는 미륵불....이곳에 사는 어민들은 늘 이 미륵불에게 풍어를 빈다고 한다.


누군가 오래 전에 갖다 놓은 듯한 동전........지나가는 관광객이 소원을 빌며 놓아둔 듯했다.


문제는 이곳이 바닷가라서 바람이 많이 불어 늘 화재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또 주변에 군부대가 있어 화재시 더 큰 화를 부를 수도 있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이 갖은 음식과 쓰레기와 양초 때문에 현수막을 내건 후에도 몰래 밤에 들어오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바위 틈에는 예전에 몰래 숨겨 놓았던 향이 통채로 보이기도 했다.


바위 틈에서 불을 피웠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이곳에 양초를 피워놓고 그냥 가는 경우도 있어 불이날 위험이 높다고 한다.


바람에 불이 꺼질까 종이컵에 양초를 잘라 불을 피워놓기도 했었다고 한다. 어촌 마을 사람들과 무속인이 비는 것은 모두 비슷한데 뒷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바다와 바위에 버려지는 음식과 쓰레기 그리고 화재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무속인의 출입을 금지시켰다고 한다.
올 여름 백도해수욕장을 찾을 기회가 있다면 이 미륵불에 소원을 빌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