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가본 미시령 산불 화재현장

2009. 3. 18. 08:36사진 속 세상풍경

밤새도록 서울에서 일을 마치고 남대문에서 새벽 4시 30분에 속초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다른 때 보다는 한 시간 가량 늦게 떠나 몸이 많이 피곤해 중간 중간 휴게소에서 잠깐 눈을 부치며 미시령에 도착하니 벌써 날이 훤히 밝았습니다. 가는 길에 어제 산불이 났던 곳이 궁금해 미시령 옛길을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미시령에는 어제처럼 강풍이 불고 있었고 정상에서 대명레저 콘도 근처에 이르니 산불 피해현장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정확한 피해규모는 좀더 시간이 지나야 하겠지만 한눈에 봐도 까맣게 죽어있는 나무들이 수천그루는 되어 보였습니다.


미시령 신도로에서 발화된 불이 옛길로 넘어오며 탄 자리가 시커멓습니다. 오른쪽 너머에는 수려한 소나무들이 까맣게 타죽어 있었고 화재 감식반이 와서 조사를 하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신도로와 구도로에 산불 감시원들이 상주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날이 풀려 봄기운 돌던 나무들이 한순간에 화를 입었습니다.


군데군데 불타지 않은 곳은 헬기에서 쏟아낸 물 때문에 불이 붙지 않았다고 합니다. 신속하게 대처해서 다행히 크게 번지지는 않았지만 수천그루의 소나무가 타죽었습니다.


미시령 옛길에서 내려가는 오른쪽으로 울산바위가 보입니다. 군락을 이뤘던 작은 소나무들이 모두 탔고 푸른빛 도는 소나무도 불길에 바짝 말라있었습니다.


전신주와 도로교통 표지판도 불길에 휩싸였었고 녹아서 형체도 알아볼 수 없얼 정도로 녹아내린 표지판도 있었습니다. 왼쪽 아래가 구간단속이 끝나는 지점의 미시령 신도로인데 그곳에서 발화되어 이곳으로 번진듯 합니다.


아깝게 불에 타 죽은 소나무들.....운전자의 작은 부주의 때문에 수십년 자란 나무들이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검게 그을린 나무들이 보기에도 너무나 흉해 보입니다.죽은 나무들을 베어내고 또 얼마나 오랜시간을 기다려야 울창한 숲이 될까요.....


애당초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로 여겼던 화재원인은 미시령 옛길에서 스티로폼을 싫은 포터차량이 내려오다가 전복되면서 스티로폼에 전복차량의 불꽃이 옮겨붙어서 일어났다고 하는데 경찰은 현재 트럭운전사 전모씨(51)를 붙잡아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중이라고 합니다.


이곳을 지나며 울산바위를 바라보던 절경도 숯검댕이가 된 소나무로 인해 볼썽 사납게 변했습니다. 식목일이 다가오는 이때 더 이상은 소중한 자연이 훼손되지 않도록 다시 한 번 산불조심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