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보았던 일기지도 기호에 이런 뜻이....

2009. 3. 14. 14:20세상 사는 이야기

어릴 적 학교에 다닐 때 늘 고역 중에 하나가 일기 쓰는 것이었다. 특히나 방학 때면 밀린 일기를 쓰느라 애를 먹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개학 2~3일을 남겨놓고 급조된 일기는 매일 날씨 이야기나 놀거나 공부했다는 이야기 혹은 부모님을 도왔다는 단문 형식이었다. 어떻게 놀고 공부했는지 자세히 쓰거나 자신의 느낌을 쓰지 않으니 보통 서너줄이면 하루 일기가 끝이었다. 개학을 하고나서도 일기쓰기는 형식에 그치기 일쑤였고 그런 것을 검사해야하는 선생님 역시도 고역이었으리라 생각되었다.
일기장에는 빨간색으로 된 선생님의 일기지도 글이 일기보다 많을 때도 있었다.그런데 그때 일기장에 파란색 볼펜이나 빨간색으로 적어주던 글에 따라 아이들 표정이 바뀌기도 했다. 일기와 함께 아이들이 싫어하던 것이 나머지 공부였다. 숙제를 하지 않거나 문제를 풀지 못할 경우에는 아이들이 돌아간 후에 남아서 선생님이 내준 과제를 이해할 때 까지 반복해서 하곤 했었다. 나머지 공부를 하고 나면 다음날 아이들의 놀림거리가 되기도 했었다.
이런 추억을 떠올리게 한 것은 책을 정리하다 86년 교사였던 선배가 집에 놓고 갔던 교사 실무 수첩을 다시 보면서 문득 떠오른 생각들이다.


이 교사 실무 수첩은 1981년에 발행된 것으로 당시 교사가 잡무에 시달리는 것을 해방시켜 교사 본연의 업무인 교수활동에만 전념하게 햐야한다는 여론 때문에 학교 사회의 조직기능을 처리하고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지침서로 발행되었다고 책머리에 적혀있다.
내용 속에는 학급관리,교무관리,연구관리,생활지도,과학교육,체육교육,서무관리등 교사가 해야할 업무에 대한 내용이 자세히 나와있다.


그중 학급관리 속의 기본적인 학습훈련에 있는 학습장 일기장의 검사 지도를 위한 참고자료에 나와있는 일기지도 기호를 보면서 눈에 익은 것과 낯익은 것 그리고 뜻을 알수 없던 기호에 대한 궁금증도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그중 맨 아래에 있는 매우 감동을 주는 곳이다와 검사를 다했다 등 대부분의 기호는 그뜻을 알고 있었는데 '잘 되었다'와 '매우 잘 되었다'. '좀 더 정성껏 써라'는 지금껏 그 내용을 알지 못하던 것이었다. 또 '여기는 틀렸다 바로 고쳐라'도 그냥 없애라는 뜻으로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곳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돼지꼬리도 일기장에서 자주 등장하던 기호였었다. 지금은 흔적도 남아있지 않은 학창시절의 일기장.....문득 그 추억의 일기장을 다시 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