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정신을 죽인 레이저 포인터 강하게 제재해야

2008. 11. 20. 20:05스포츠 인사이드

오늘 새벽 벌어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국은 2:0으로 승리하며 기분좋은 승점 3점을 챙기는 것과 동시에 B조에서 2승1무 승점 7점을 기록, 조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역대 사우디아라비아 전 전적: 14전 3승 6무 5패로 1989년 10월 이탈리아 월드컵 예선전(2대0 승) 이후 19년 동안 6번 싸워 3무3패로 한번도 이긴 적이 없는 한국팀은 사우디아라비아 선수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로 공격적인 전술을 펼치며 후반전 이근호의 결승골과 박주영의 추가골로 19년 무승의 한을 말끔히 씻었다.
그런데 경기가 끝나고 난 후 이운재 골키퍼가 레이저 포인터 공격을 받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스포츠 정신에 위배된 위험한 행동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경기가 후 가진 인터뷰에서 이운재는 “후반전에 세 차례 초록색 레이저가 내 얼굴로 날아왔다”고 밝혔다고 한다. 후반 초반 사우디의 프리킥 상황에서 처음 날아온 레이저는 이운재의 눈으로 정확히 날아왔고 이후 관중이 쏜 레이저에 수차례 노출되었다고 한다. 최근 각종 스포츠 경기에서 논란이 되어 온 레이저 포인터 공격은 선수의 눈에 맞을 경우 실명 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하는데 그간 간간히 들리던 레이저 포인터 공격이 한국팀의 A매치 경기에서도 일어났다는 것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올 2월 유럽 챔피언스리그 16강전 맨유와 리옹의 경기 중 맨유의 간판스타 크리스티아나 호날두가 리옹팬에게 레이저 포인트 공격을 당해 리옹이 벌금형이 내려졌고 같은 팀 스콜스도 레이저 포인트 공격으로 오랜동안 시각장애를 받았다고 한다.
이영표가 말한 것처럼 선수의 경기력을 넘어 신체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런 비신사적인 행위가 A매치 경기에서 일어났을 경우 마땅한 징계안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여겨진다.
레이저 공격에 직접적으로 노출됐던 이운재 선수가 “레이저가 날아오는 순간 눈이 침침해졌다. 실명 위기로도 갈 수 있다고 들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말하는 페어플레이 정신에 크게 어긋나는 행위가 아닌가”라며 울분을 토했다고 한다.
승패에 연연한 일부 팬들의 몰지각한 행동이 자칫 운동선수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고 스포츠 정신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상대팀에게 향후 경기에 벌금형이 아닌 남은 게임 출전금지등과 같은 강한 제재를 가하여 한다.
수많은 관중 속에서 레이저 포인트 공격을 한 사람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경기장 입장시 검문 검색으로 색출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며.앞으로 여타 구기종목에서도 이런 유형의 일들이 일어날 것으로 대비한다면 올림픽 위원회에서 이것에 대한 강력한 규제안을 만들어야 한다.
스포츠는 공정한 룰에서 경쟁할 때 값진 것이다. 승패에 연연한 일부 관중들의 이런 행동이 자칫 스포츠 정신을 짓밟는 안타까운 일들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