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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정말 눈물나게 고맙다.

2008. 8. 22. 15:33스포츠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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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선수 눈물나게 고맙다. 나를 위해서 또 너를 위해서 오늘의 홈런 한 방은 이 세상에 그 어느 것보다도 값진 선물이었어 . 오늘 이곳은 하루종일 비가 내려 마음이 더욱 울적했었지 아내의 낙찰계가 잘못된 것 같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슴이 덜컥 내려 앉았던 하루...올 여름내내 콘도에서 땀을 쏟았는데 월급 한 푼 못받고 힘겹게 싸우는 형님...사업을 시작한지 1년 6개월이 되도록 지지부진한 내 가슴을 후련하게 씻어준 너의 단비 때문에 지금은 내리는 빗방울이 왜 이리 시원한 줄 모르겠네...이상하게 날마다 꼬이는 일상 때문에 사실 처음부터 야구를 보지 못하고 3회부터 야구를 보았네. 그런데 TV를 켰는데 아뿔싸 2대0 일본의 리드.... 덜컥 가슴이 내려앉았었지. 일본 감독 호시노가 착실하게 보내기 번트를 하며 2점을 뽑고 지키는 야구를 할 것을 예고한 가운데 이승엽 네가 나올 때면 기대했던 한방은 허무한 헛스윙 삼진...4회에 무사 1,3루에서 병살타를 쳤을 때 정말 미칠 것만 같았네.
다행히 득점을 올렸지만 국민타자 이승엽이라는 명성에는 걸맞지 않은 부진한 타격이었지.
누구나 살다 보면 지독하게 운이 없을 때도 있고 부진할 때도 있는 것이라고 스스로 위안하며 사는 나처럼 이승엽 자네도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겠나. 나야 개인적인 일로 힘겹지만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미안함에 얼마나 가슴이 무겁고 힘들었겠나..........
늘 가슴 조이며 야구를 보았지만 오늘만큼 긴장되고 마음이 무겁기는 처음이었던 것 같았네.
그동안 사업한다며 투자했던 돈을 날리고 2년동안 받았던 스트레스를 억누르며 살아온 체증이 늘 가슴 한 켠에 자리 잡고 있는데 오늘 일본에게 리드당하는 것을 보니 마치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답답했었네.
그러다 7회 이진영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며 그 긴장감은 극해 달했고 8회 1사 1루에서 이승엽 자네가 네번째 나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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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살타 한번, 삼진 두 번으로 부진했던 오늘 볼 카운트 2-1에서 5구째 직구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을 훌쩍 넘겨 버렸지.
아들은 학교에 가고 아내는 가게에 간 텅빈 집에서 혼자 TV를 보는 내가 두 팔을 들고 얼마나 소리쳤는지 아는가.
이승엽~이승엽~~이승엽~~..
한참을 소리치다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더군 ....
그동안 억눌렸던 체증이 확 풀리고 온몸에 주체할 수 없는 짜릿함으로 미친듯이 날뛰었네....
이럴 때 굿이라도 하라면 정말 잘 할 수 있을 정도로 껑충껑충 뛰었네..
한 사람의 시청자인 내가 이리도 흥분되고 좋은데 자네 마음은 어땠을까?
그동안 국민타자로서 제몫을 하지 못한다는 자괴감과 그 부담 때문에 제대로 된 스윙을 하지 못한 채 연신 헛방망이질을 하던 그 시커먼 속을 짐작할 수 있었네.
자네가 날린 시원한 홈런 한방의 의미를 아시겠는가?
늘 한국야구를 우습게 여기던 일본을 보기좋게 넉아웃시킨 것.....한국야구의 자존심을 긁었던 호시노 감독의 안면에 멋진 카운터 블로를 날린 것 ....독도 문제로 불거진 불편한 국민의 심기를 시원한 소나기 한방으로 잠시 잊게 해준 것....만에 하나 일본에 졌을 때 돌아올 자네에 대한 비난을 말끔하게 씻어버린 것....개인적으로는 2년동안 사업부진으로 가정이나 지인으로 부터 받았던 내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주었네...
오늘은 저녁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를 것 같네...비가 내리는 오늘은 부침개에 막걸리 한 잔 해야겠네...
그렇지만 안주는 굳이 없어도 좋겠네......오늘 한일전 야구 이야기면 충분하지 않겠는가?
자네가 보내준 시원한 한방 덕분에 오랫만에 두 다리 쭉 뻗고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네.....
이승엽, 정말 눈물나게 고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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