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증맞은 감 알고보니 고욤나무였네

2008. 9. 29. 07:56사진 속 세상풍경

일을 하면 시간이 참 빨리 간다. 그만큼 일에 몰두하기 때문에 시간이 가는 줄 모르기 때문이다. 어제도 공장 주변의 풀밭을 정리하다 늦은 점심식사를 하러 막국수 집으로 향했다. 시원한 동치미 막국수를 시키고 반주로 동동주와 촌두부를 시켰다.
음식이 나오는 동안 손을 씻으러 나왔는데 수돗가에 능금나무와 작은 감들이 주렁주렁 매달여 있었다.
너무나 작은 감을 보면서 신기해 하고 있는데 뒤이어 형님이 손을 씻으러 나왔다.
"형님, 이렇게 작은 감을 보셨습니까?"
하고 내가 묻자 태연하게
"아,그거 땡감이네...."
한다.
"에이 땡감은 덜익은 감을 땡감이라 하는 것이고 이것의 이름은 따로 있을 것 같은데..."
하고 내가 다시 묻자
"어릴 적 부터 작은 감을 땡감이라고 불렀어, 땡삐처럼 쏘면 아플만큼 작지만 맛이 좋다고 해서 땡감이라고 한대...."
듣고 보니 그럴 듯 해서 식당에 들어가 주인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고욤나무 열매란다.
머쓱해 하는 형님....
"영서지방에서는 감나무가 없어서 솔직히 잘 몰라....그냥 작고 떫은 감을 땡감이라고 불렀어...."
한다. 하긴 듣고 보니 또 그렇다.


붉은 빛이 도는 것이 능금이고 앞쪽에 보이는 것이 고욤나무 열매다. 보통 감 크기의 5분의 1수준으로 작다.


크기로 따진다면 탁구공만 하거나 그보다 약간 작다.익으면 맛이 달고 약간 떫은 맛도 난다고 한다.


고욤에 대한 속담도 있는데 작은 것이 큰 것보다 오히려 알차고 질이 좋을 때 "고욤이 감보다 달다"라고 하고 비슷한 일에 대한 경험을 통해서 어떤 일을 하게 됨을 이를 때 "고욤 맛 알아야 감 먹는다"라고 한다. 또 자질구레한 것이 아무리 많아도 큰 것 하나를 못 당한다는 말을 쓸 때 "고욤 일흔이 감 하나만 못하다"라는 뜻의 속담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없는 고욤나무....모르고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은 그저 미니감이나 영양부족으로 크지 못한 감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고욤나무 열매가 익으면 한 번 따 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