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굴 파는 기생벌 다시 가보니......

2008. 8. 17. 11:43세상 사는 이야기

사흘동안 비가 내렸습니다.
비가 내리는 날에는 샘터에 물이 많이 나와 되도록이면 집에서 끓여먹거나 생수를 사먹는데 ...땅굴 파는 기생벌은 비가 온 후에는 무엇을 할까 궁금해졌습니다.
샘터에는 늘 많은 사람들이 쉬고 있고 청대산을 올랐다 내려와서 샘물을 마시는 사람이 많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벌에 관심을 갖지 않는데 늘 카메라를 들고 기생벌을 관찰하는 나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보았을 때 내가 무서워 했던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벌을 보고는 기겁을 합니다.
오늘은 그동안 비가 내려 그런지 기생벌이 묻어놓은 구멍들이 물에 씻긴 흔적이 보입니다.
그래도 지난번 촬영했던 기생벌은 오늘도 열심히 먹이를 물어와서 묻고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한 곳에 여러마리의 먹이를 묻는다는 것이고 또 다른 특징은 똑같은 먹이만 갖다 저장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구멍을 팠던 흙은 깔끔하게 모두 처리하는 습성을 가졌더군요.
그 큰 벌레를 작은 구멍 속으로 끌고 들어가서는 다시 제몸을 돌려 나오는 것을 보면 구멍 속은 어느 정도의 공간이 있는 듯 합니다.
오늘은 운좋게도 두 마리의 먹이를 한 곳에 저장하는 장면을 촬영했습니다.
앞으로도 기생벌에 대한 관찰을 계속해 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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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보다 덩치가 큰 벌레(여치 새끼인듯)를 붙잡고 날아오는 기생벌을 보면 힘도 장사고 땅굴 파는 것 역시 개미보다 나은듯 합니다. 그런데 풀리지 않는 궁금증은 저 벌레를 잡을 때 독침으로 쏴서 죽이는 것인지 일시적으로 마취를 시켜서 잡아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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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리를 저장하고 다시 또 한 마리를 묻을려는 구멍 속에는 겉에서 보는 것보다 더 커보이더군요. 자신의 몸을 먼저 구멍 속에 들어밀고 벌레를 끌어당기는 기생벌...잠시 후 다시 나타나서는 깨끗하게 흙으로 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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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은 게을러서 그런지 아니면 원래 있던 집을 누군가 파헤쳐 놓아 다시 굴을 파는지 연신 흙을 파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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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에 보이는 동그란 표시들이 기생벌들이 먹이를 저장해 놓은 곳이죠. 저 곳을 파면 여러마리의 저장된 먹이들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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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다른 기생벌이 파놓은 구멍입니다. 먹이를 잡으러 떠났는지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더군요.
아래 동영상에는 기생벌이 먹이를 물고 와서 굴로 끌어들이는 장면과 다시 깔끔하게 다듬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곤충들의 습성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즐거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