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보다 믿음이 간 고교회장 선거

2008. 8. 16. 10:06세상 사는 이야기

벌써 선거가 끝난 지 한달이 넘었습니다. 선거가 끝난 후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화제가 된 이번 고교 선거는 너무나 흥미로웠습니다.
제 아들이 다니는 학교라는 점도 그렇거니와 후보가 두 명 나왔는데 하나는 특수반에서 나온 가후보고 또 다른 후보는 보통반에서 나온 나후보였다는 점이 첨예한 관심사였는데......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70%가 넘는 압도적인 표차로 보통반의  나후보가 당선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모두 특수반에서 나온 가후보가 우세했다고 합니다. 공부도 잘하고 말도 잘해서 학생들의 인지도가 높았다고 합니다.그런데 보통반에서 나온 나후보가 조금씩 격차를 좁히기 시작했고 선거가 가까워오자 박빙이라는 소문이 돌았다고 합니다.
선거 유세에 따라 많은 표들이 오고가고 반을 돌면서 유세를 하는 모습은 마치 대선 후보들이 지방을 돌며 유세하는 것과 흡사했다고 합니다.
후보 연설 때 두 후보 모두 학생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려는 모습이 역력했는데 그중  나후보의 행동은 많은 학생들의 지지를 받았다고 합니다. 특히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두발검사와 급식에 대한 불만이 높았다고 합니다.


<급식>

급식비 더 올려서 내는게 어떨까요?
1600원정도 급식 재료비 하고
몇백원 인건비 써버리니까
급식 환경 관리하는데 쓸 돈이 없나봅니다..
하루에 한번꼴로 벌레가 나오고
돌이 씹히고
수세미가 나오는데..
이런것 관리해주려면 돈이 더 필요한가봐요..

<급식>

저기 학교급식개선회의 할때 영양사 선생님도 같이하나요?
회의에 참석하시는 선생님들께서도 급식 먹으시는지 궁금하네요.
예전부터 몇차례 해온걸로 아는데 바뀔가망이 안보이는거같아요
뭐 저는 고3이기때문에 몇달만 참으면 되지만 그래도 빨리 개선됬으면 좋겠어요

<개밥>

오늘 점심 안먹었다
상식적으로도 이해가안된다
우리보고 반찬투정에 불과하다고하신다
그리고 은근슬쩍 과일을 반찬 1개로 잡아먹는다
우리는 반찬의 개선을위해 1반찬을 과감히 포기하고
고기반찬이나 먹을만한 반찬이 나오도록 협의를 했었다
그런데 반찬갯수만 줄었지 옛날이랑 똑같다
고등학생을 조삼모사로 속이려들다니...
아무리 외쳐도 소용없는짓인거 안다
계속 이러면 우린 급식신청 안할꺼다.
차라리 위탁급식이 나을것같다


<급식 제발 좀 바꿉시다 제발 좀>

급식
말많고 탈많은 급식
언제까지 게시판에서만, 교실에서만 투덜투덜거리면서 변화를 기다리기만 할건가요

급식이 2300원

2년전만해도 매일매일 고기반찬에 고깃국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영양사가 바뀌고 바로 급식은 아주 저급의 쓰레기 음식으로 바꼇죠. 물가상승이라고 둘러대기엔 너무 순식간에 급식의 질이 떨어진게 아닌가 싶네요. 도대체 그 2300원을 어따 쓰는겁니까?
방송으로 반찬두개로 줄이는 대신 학생들을 위하여 고기반찬을 양껏 준비하겠다 라고 했죠?
오늘 생선까스 먹어보신분들을 알겠지만 그건 생선까스가 아니라 그냥 튀김이였습니다. 0.2m의 두깨의 생선에 양쪽에 두꺼운 튀김옷만 입힌 아주 저렴한 음식요
그렇다고 따른 반찬이 잘 나온것도 아니죠

정말 생각할수록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오릅니다
왜 대체 급식이 이렇게 쓰레기 음식으로 바뀐겁니까?
그 맛있고 양많다는 짬밥(군대밥)도 1600원입니다
무슨 몇만명 되는 군인들이 한 부대에 있어 식자재를 싸게 산답니까? 군대 밥도 1600원이도 그렇게 잘나오는데 대체 속고는 뭡니까? 2300원으로 무슨 비리를 저지르기에 그런 쓰레기 음식을 만드는겁니까?

한정된 돈으로 최대의 양과 질을 만들어내는것도 영양사에 능력인가요? 언제까지 물가상승 인건비 상승으로 그 저급 급식에 대한 핑계를 댈건가요?
2006년 영양사분은 어떻게 했길래 2300원이라는 작은돈으로 모두가 기다려지는 그런 급식을 만든걸까요?

영양사의 무능력인지
학교에서 급식비 횡령하는건지
정말 개선이 필요합니다

이에 가후보도 급식을 개선하겠다고 했지만 나후보는 직접 자신이 앞장서서 급식의 문제점을 개선해보겠다며 점심시간에 배식하는 아줌마 대신 자신이 팔을 걷어 부치고 직접 학생들에게 배식을 하였다고 합니다.
"여러분들의 급식에 대한 불만을 직접 체험해보고 잘못된 곳이 있다면 꼭 시정하겠습니다."
"급식에 대한 불만을 말씀해주시면 여러분의 의견이 꼭 반영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무엇이든 앞장서서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나후보에게 학생들이 폭발적이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고 선거열기도 뜨거워졌다고 합니다.
또 두발 자유화와 명찰을 교복에 붙박이로 부착하는 것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을 수렴해서 적극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나후보의 의지는 가후보의 차분함을 따돌렸고 마지막에는 자신의 결연한 의지를 보연준다며 삭발까지 하는 투혼을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중학교 때 부터 자유분방하고 털털한 성격으로 많은 신망을 얻었고 친구들에게도 믿음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생활자세가 엿보였다는 나후보.......이번 유세에서 그가 벌인 행동이 회장에 당선되기 위한 일시적인 쇼가 아닌 진심이라는 것을 학생들이 믿어주었기 때문에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번 선거를 보면서 선생님들도 나후보는 나중에 정치인이 되어도 잘 하겠다며 그 열정과 패기를 높게 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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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때 깨끗하지 못한 과거 때문에 설왕설래하고 상대방을 향한 인신공격이 난무하던 대선후보와는 달리 인신공격 보다는 학교의 잘못된 점이나 학생들이 제일 힘들고 가려운 곳이 어딘가 몸소 체험하고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의지로 회장에 당선된 나후보...이것이 바로 대선후보 보다 작은 소도읍 고등학교 전교회장 당선자가 더 믿음이 가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