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에서 만난 길냥이 잠못드는 이유

2008. 7. 9. 07:49사진 속 세상풍경

한 시가 다되어가는 시각 유어스와 뉴존 그리고 디자이너 클럽으로 가는 길에 우연히 길냥이 한 마리를 발견했다.
사실은 달맞이 꽃이 피어 한 컷 찍는데 그 위에 길냥이가 바위에 누워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인지 아니면 주변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리가 귀찮은 건지 자꾸 고개를 갸웃거린다. 사진을 찍는데 아주 익숙한 듯 사람을 피하지도 않는다.
만사가 귀찮거나 날마다 스트레스를 받아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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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로 고정된 시선 그곳은 유어스 간판이 휘황찬란하게 번쩍거리며 음악이 흘러나오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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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아!~~~하고 부르니 나를 쳐다본다. 순간 넌 또 뭐하는 놈이냐...하고 쳐다본다. 적개심에 용광로처럼 이글거리는 길냥이의 두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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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새 경계자세를 취하며 유심히 나를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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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볼일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눈치 챘는지 편안한 자세로 눕는다. 하지만 경계의 눈초리만은 여전히 이글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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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을 괴고 지나는 사람을 쳐다보고 있다. 아마도 집에서 키우다 버려진 듯 사람을 전혀 무서워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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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편안한 자세로 누워있는 길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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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폭주족처럼 몇 대의 오토바이가 굉음을 내며 지나간다.....머리를 들고 힐끔 쳐다보는 길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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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잠좀 자자 잠좀........금새 쇳물이 흘러내릴 듯 이글거리는 길냥이의 눈....그러나 이내 다시 평온함을 되찾는다.

사람에게 길들여진다는 것은 무서운 것이다. 길냥이가 동대문을 어슬렁 거리는 것은 무언가 나름대로 특별한  사연이 있을 것이라 추측해본다. 이곳이 쓰레기 집하장이 있어 음식을 구하기 쉽거나 지나는 사람들이 던져주는 햄이나 소세지에 길들여져 있는지도 모른다.
야성을 잃어버린 길냥이의 모습이 귀엽다기보다는 안쓰럽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