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푸른밤 속 안성기와 장미희

2008. 7. 7. 15:35사진 속 세상풍경

1982년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인 최인호 원작 깊고 푸른밤을 영화화한 배창호 감독의 동명영화 깊고 푸른밤 시나리오 책을 23년만에  다시 꺼내 보았다. 1985년 발행된 이 시나리오 책은 배창호 감독의 시나리오란 무엇인가와 시나리오 용어해설 그리고 사진과 원작 소설이 실려있다.
이책에 나오는 각장면은 대부분은 흑백으로 되어 있는데 마치 무성영화 속 한장면 같다.
젊은 안성기와 장미희 그리고 진유영을 엿보는 즐거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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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밀입국한 백호빈(안성기)은 하루 빨리 성공하여 본국의 아내와 아이들을 불러들이는 것이 꿈이다. 그는 영주권을 취득하기 위해 교포 여인 제인(장미희)과 결혼한다. 흑인과 결혼해 미국에 왔다가 이혼한 제인은 위장 결혼으로 영주권을 얻어주는 대신 돈을 받아 생활하고 있다. 둘은 이민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동거생활을 시작하고 제인은 호빈에게서 사랑을 느낀다.
그러나 이민국의 가정방문을 무사히 넘긴 호빈은 이혼을 요구하고 사랑을 갈구하는 제인을 살해하려고 한다. 결국 제인은 이혼해주는 대가로 마지막 여행을 요구하고 그래드캐년의 절벽 위에서 호빈에게 총을 들이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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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백, 난 저사람(마이클)에게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를 보여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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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하세요 미스터 백.제 첫번째 남편이예요. 마이클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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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마이클과 제인(장미희) 사이에 낳은 혼혈아 로라는 호빈(안성기)를 퍽 따른다.

시나리오 씬 41  바닷가

 (철지난 바닷가. 썰렁한 바닷가에 몇몇 젊은이들이 서핑을 하고 있다.
  하늘을 나르는 갈매기. 호빈이 피기인형을 들고 복화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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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를 억지로 보낸 뒤 텅빈 가슴은 격렬한 정사로 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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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호빈은 원하던 시민권을 얻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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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야, 나야 드디어 나왔어 영주권이 나왔다고....이젠 마음대로 미국에 살아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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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나리오 씬 146 차

(운전대에 머리를 박고 숨져있는 호빈. 머리에 짓눌린 글랙션 소리 .길게 길게-
 처참하게 앉아 있는 제인. 손에 권총이 들려있다.)

소리:(아내의-) 난 이제 더 이상 외롭게 살고 싶지 않아요, 난 당신을 잊을 거예요.
        이젠 당신처럼 이룰 수 없는 꿈을 갖고 사는 사람보다 늘 내곁에 있고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을 찾을 거예요. 난 새로운 남자를 만났어요
       (카메라, 공중촬영으로 점점 멀어져간다.)
       차에 앉아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 수직 부감으로 천천히 멀어져간다.
       화면 속으로 거대한 사막으 풍경이 멀어져간다.
       끊임없이 펼쳐진 사막의 능선과 능선들.
       두삼람의 모습이 하나의 점으로 작아졌을 때 화면에 서서히 나타나는 END 마크.

배창호 감독은 시나리오를 읽고나서 원작을 읽기전에 라는 부연 설명에서 이 시나리오를 읽고 독자들을 원래의 깊고 푸른 밤과 구성이 다르고 스토리가 다른 점에 의문을 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다른 점이 원작과 영화의 차이라고 이해하면 또 다른 흥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독자들의 이해를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