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보다 전문성이 아쉬운 공무원

2008. 4. 13. 21:57세상 사는 이야기

요즘 어느 곳을 가도 예전보다 공무원들 많이 친절해졌다는 것을 느낀다.
그건 사회가 많이 바뀌었고 또 친절교육을 받은 탓도 있겠지만 인터넷의 발전으로 잘못할 경우 실시간으로 홈페이지에 올라와 곤욕을 치룰 수 있다는 점도 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공무원에게 요구되는 기본 자세 중에 친절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전문성이다.
며칠 전의 일이다.새로운 사업 구상으로 군청에 들릴 일이 있었다.지역특화 사업이나 기업자금에 대한 운용과 기업 유치에 대해서 알고 싶은 점이 많아서 담당자를 찾아 가게 되었다.
미리 약속시간을 정해서 찾아간 공무원은 예의 친절함으로 자세히 안내를 해주었다.그런데 이야기 중에 답답함을 느끼게 되었다. 기업유치에 대한 전문성이 없다보니 민원인에게 오히려 묻는 것이 많아졌다.
정부에서 파견된 전문인력이 아니고 관내에 있던 인원중에 기업유치라는 부서를 급하게 만들다 보니 일어나는 현상이었다.
특화사업에 대한 기본적인 복안도 없고 또 기업을 유치할 때 군에서 해줄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속시원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그것은 지방자치의 수장인 시장이나 군수도 마찬가지였다. 말로는 기업유치를 위해서 적극 협조하겠다고 하지만 막상 기업이 들어오려하면 각종 규제와 민원발생 여부에만 신경쓸 뿐 적극적인 유치 의지는 없어 보였다.
대도시처럼 공단이 조성된 것도 아니고 농공단지 한 개 뿐인 현실에서 보면 당연한 일인지는 모른다.
그나마 농공단지도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파악도 안되어 있는 듯 했다.
현재 농공단지 내에서 제대로 운영된 기업이 어디인지 폐업해서 현재 비어있는 곳이 어디인지도 모르고 있었다.
한 번 분양하면 기업이 알아서 해라 이런 식이다.
지방에서 사업하기 힘들다는 볼멘소리가 허투로 나온 것은 아닌 것 같다.
일전에 공장을 지으려고 하는데 일년이란 시간을 허비한 적이 있었다.
일괄의제처리로 신속하게 처리되어야 할 사안들이 각 부서를 거치면서 돌고 도는 사이 넉넉잡고 세 달이면 끝낼 것을 일년이란 시간을 허비했었다.일괄 의제처리라는 말의 의미도 모르고 있는 듯 했다.
지방자치의 최대 걸림돌은 재정자립도가 열악하다는 것이다. 재정을 확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기업유치라는 것은 인식하면서도 앞장서서 기업을 유치하려는 적극적인 자세도 없을 뿐더러 기업유치에 필요한 전문인력이 없다는 것은 큰 문제다.
한 시간 동안 공무원과 앉아서 들은 이야기는 조건에 맞으면 해주고 조건에 맞지 않으면 안된다는 투의 원론적인 이야기 뿐이었다.
지방자치도 이젠 경쟁의 시대다. 그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전문화된 인력이 필요하고 또 시군에서도 적극적으로 인재개발에 앞장서야한다.
기업의 재무 구조와 생산성, 고용 창출 효과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부지 제공, 금융 지원, 세제 혜택 등 모든 인센티브 여부와 사후 관리나 휴·폐업 등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기업이 믿고 투자하지 않겠는가.지방에서 사업을 한다는 것은 여러가지 어려운 점이 많다...교통여건이 좋지 않아 물류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 그리고 정보의 부재 지방의 지원 미비 등등.....거기에 전문성 없는 공무원이 일을 맡고 있으니 지방의 기업유치는 명분만 있고 실속은 없는 깡통계좌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직접 다녀본 경험으로 본 아쉬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