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가 6개면 뭐하나 제조업에는 투자 안한다는데....

2008. 2. 2. 17:47세상 사는 이야기

한국에서 제조업을 한다는 건 시대에 뒤떨어지는 사람쯤으로 여기는 듯하다.
무슨 얘기냐고요?...좋은 기술에 특허를 6개 보유하고 있어도 단지 제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투자를 기피하는 모습에 참 허탈해하는 제조업 사장님의 사연이 안타까워 소개할까합니다.
한때는 지방에서 잘나가는 식품업체 사장이었었고 1990년대 공시지가만 70억대의
자산가였는데 인맥관리와 금전관리 미숙으로 회사가 부도가 나서 재기하려고 3년의 노력끝에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식품제조 기술특허를 6개나 보유하고 있음에도
투자가나 창투사 어디를 가도 IT 사업이나 바이오 벤처 사업이 아닌 사양산업에 누가 투자하냐며
기피하더랍니다.
가진 돈 모두 특허를 받기 위해 모두 투자해서 그 결실로 특허는 받았으나
막상 시작을 하려고 하니 투자할 돈이 모두 소진되어 사업을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사정이 하도 딱해서 부동산업을 하던 지인이 지방에 공장부지를 구해서 시작하려고 했는데.
지방에서 공장설립하려니 참 딱한 일이 한두가지 아니더랍니다.
공무원들은 공장 설립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도 못해 1주일이면 끝낼 일을 한 달을 걸려 처리하지를 않나
환경평가를 받아야 되는지 간소하게처리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거기에 복지부동에 자신이 다칠까
노심초사하며 적극적으로 유치하거나 도와주려는 노력을 하지 않더랍니다.
어찌되었든 우여곡절 끝에 8개월만에 허가를 받고 시작을 하려고 하니 이번에는 어디서 소식을 들었는지
좋은 특허기술을 갖고 있으면 함께 일해보자는 사람들이 여럿 찾아오더랍니다.
어찌 알고 왔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식품공장 하려고 지어논 곳이 있으니 그곳으로 주소를 옮겨서
사업을 같이 하자더랍니다.
어차피 공장을 짓느니 지어논 곳에 하면 수월하겠다 싶어 허가 받은 것을 포기하고
주소지를 옮겼는데 아 글쎄 그 사람들 중기에서 배정받은 자금이 탐이나서 그랬는지
2~3개월 질질 끌더니 그 공장이 경매가 개시되더랍니다.
인생 참 안풀려도 너무 안풀리는구나 하고 서울로 올라가서 투자가를 찾아다니니 만나는 사람마다
기술은 참 좋군요. 그런데 제조업은 글쎄.......IT산업이나 생명바이오 아니면 요즘 누가 투자하겠습니까?
아무리 요즘3D를 싫어하는 세상이라 하더라도 사업 아이템이나 사업계획서나 설명도 자세히
들어보지 않고 기피하는 것에 너무나 화가 치밀어 올라 견딜수 없다고 하더군요.
업종이 무엇이든 경쟁력이 있고 독보적인 기술을 갖고 있다면 당연히 환영받고
쉽게 투자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정말 좋은 기술을 갖고 있으면서도 날개를 피지 못하는 한 제조업 사장님의 하소연을
대신 전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