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길이 아빠 일용이는 어디로 갔을까?

2008. 2. 2. 13:44세상 사는 이야기

우리나라 방송 사상 최장수 프로는 무엇일까? 80년 10월 21일 첫 방영 이후 2002년 12월 29일 1,088회를 끝으로 22년 2개월간 방영되었던 전원일기가 아닌가싶다.


양촌리라는 농촌마을을 배경으로 김회장 가족들과 동네 사람들이 펼치는 이야기가 재미있게  그려졌는데 농촌생활이 가깝게 느껴진 정이 있는 드라마였다.

특히 일용네를 열연한 탤런트 김수미씨의 노인연기가 매우 인상적이었던 작품이었고 각각의 개성있는 연기자들이 농촌의 애환을 진솔하게 담았던 친근한 드라마였다.

그중에서도 나는 김회장댁보다 일용이네 때문에 전원일기를 자주 보았었다.
일용엄마의 특별한 말투며 정말 어느 마을에 가도 꼭 있을 법한 성격의 할머니를 개성있게 표현한 김수미씨와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히 볼수있는 순박한 농촌총각 역의 일용이 박은수씨......


벌써 종방된지 5년이 되었지만 TV에서 전원일기에 나왔던 배우들을 보면 그때의 생각들이 새록새록하다.

그런데 유독 내게 궁금한 사람 한 사람 바로 내가 가장 좋아하던 일용이역의 박은수씨다.


그를 도통 TV에서는 볼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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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흔적을 찾아 여기저기 헤매다 보니 어렵사리 그의 그림자를 밟을 수 있었다.


2002년 영화 ‘남자 태어나다’(장 이장 역할), 2005년 ‘소년, 천국에 가다’(파출소장 역), 2006년 개봉된 ‘각설탕’에서 시은(임수정)의 아버지역으로 나왔던 것이 가장 최근의 작품이다.


큰 배역은 아니고, 관객들에게 심히 어필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나름 자신의 위치에서 묵묵히 우리곁을 지키고 있었다는 것에 새삼 놀랍다.


배우가 하나의 고정된 이미지에서 탈피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는 새삼 두말할 나위가 없다.


배우 박은수가 서울 토박이이며 젊었을 때 별명이 제임스 딘이었다면 사람들은 믿을까?


전원일기에서 각인된 일용이역이 어쩌면 그에게는 변신을 위해 벗어던져야하는 덫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지만 나는 일용이를 좋아하고 사랑한다.늘 아련한 고향같은 푸근함........사라져가는 어릴 적 추억이 삽화처럼 떠오르는 이미지.......

그런 그가 2010년 좋지 않은 소식으로 뉴스에 오르내렸다.

2008년 9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임차한 영화기획사 사무실 인테리어 공사대금 8600만원을 지급하지 못한 혐의로 기소됐고 2010년 징역 8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었다는 소식이었다.

 그후 평범한 시민으로 생활하면서 통닭집에서 들렀다는 인증사진을 본적이 있었지만 언론이나 방송가에서 그의 얼굴을 보지 못하는 것은 정말 아쉬운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