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회당(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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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단박에 도박을 끊은 이유는?
농한기와 도박 그리고 아버지... 종종 뉴스에서 연예인의 도박에 관한 기사를 접할 때 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 한다.. 왜나하면 어릴 적 아버지도 도박 때문에 어머니와 심하게 다투신 적이 있기 때문이다. 40여년 전 마을에 포장도 제대로 되지 않았던 고향에는 겨울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회당이나 마을 막국수 집에 모여 시간을 보내곤 했다. 농사를 짓는 사람이나 옹기일을 하는 사람들 모두 일손을 놓을 수 밖에 없었던 농한기라 가마니나 새끼를 꼬거나 기껏해야 겨울을 날 수 있는 땔나무를 하는 것이 고작이었고 저녁 무렵이면 막국수집이나 공회당에서 화투로 시간을 보내곤 했다. 어느 해 마을이 고립될 정도로 눈이 많이 내린 적이 있었다. 사흘간 내린 폭설에 키를 덮을 만큼 많이 쌓인 눈 때문에 간신이 마을 사람..
2011.11.08 -
설날이면 생각나는 덕담 할아버지
얼마 있으면 설날이다. 오늘부터 민족의 대이동이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남쪽 지방은 대설주의보가 내리고 중부지방은 강풍에 한파가 맹위를 떨칠 것이라고 한다. 지난 해 워낙 경기가 좋지 않아 고향에 가는 것이 맘 편하지 않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다. 나역시도 부모님을 뵙기 위해서 설날 전에 갔다가 다음날 다시 올 생각이다. 어릴 적에는 1년에 가장 기다려지던 날이 설날이었다. 1년에 가장 맛난 음식에 세배돈도 받을 수 있는 날이라서 아이들에게는 생일보다 더 기다리지는 날이기도 했다.그 중에서도 설날하면 가장 기억에 남는 할아버지가 한 분 계셨다. 그 할아버지는 당시 92세로 동네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어르신이라서 설날이면 세배하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곤 했다. 해마다 다른 동네 사람까지 인사를 하러와 아이들..
2009.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