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일 근무제 편안하십니까?

2008. 12. 7. 00:05세상 사는 이야기

매주 토요일이면 욕 먹는 놈이 하나 있다 바로 주 5일 근무제다. 사람들이 너무 바쁘게 살다보니 요일도 잊고 사는데 아직도 토요일이면 헛걸음 치는 일이 종종있다.
어제였다 몇 푼 안되는 애드센스 외화수표를 바꾸려고 기업은행에 들렀다. 토요일인지 까맣게 잊고 도착해보니 무인점포에만 불이 켜있고 샷다가 굳게 닫혀있다. 들어가는 입구에 서서 허탈해 하고 있는데 옆에 아주머니가 웃으며 묻는다.
"아저씨도 오늘이 토요일인지 모르고 오셨구먼...."
"토요일이 주 5일 근무제라는 것을 깜빡하고 오는 사람들이 아직도 이렇게 많다니깐...."
"도대체 나라는 어려운데 주5일 근무제는 누구를 위해 하는 건지 원..."
"정말 국민 중에 주 5일 근무제를 환영할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지 정말 궁금해....."
은행 옆 관리실에는 아주머니들이 다섯이 앉아 있다.
모두 은행에 볼일 보러 나왔다가 헛걸음 친 사람들이다.
젊은 사람들이야 어디서든 인터넷 뱅킹이다 폰뱅킹이다 얼마든지 은행업무를 볼 수 있다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더군다나 눈이 침침해 돋보기를 써야 글씨가 보이는  할아버지 할머니 아줌마 아저씨들에게는 매장 직원의 도움없이는 은행업무를 볼 수 가 없다.
불편한 건 은행 뿐만 아니다.급하게 주민등록 등본이나 인감을 띠려고 하는 사람도 주5일 근무제라는 놈 때문에 헛걸음치기 일쑤다.이것도 젊은 사람들이나 컴퓨터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조금 덜 불편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요즘같이 추운 날 은행이나 동사무실과 같은 관공소에서 몸을 녹이는 사람들에게는 주5일 근무제가 정말 짜증나고 밉다고 한다.

관공서나 대기업에서 시행하고 있는 주5일 근무제는 정확하게는 주 40시간 근무제라는 용어가 정확한 것이다. 주40시간제는 2003.9.15일에 처음 법이 개정되어 사업장의 근로자수에 따라 단계적으로 적용하도록 되어있으며,  취지는 근로시간 및 휴가제도를 국제기준에 부합하게 개선하여 근로자의 삶의질 향상과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도모하여 고용창출과 경제활성화에 기여하고자 개정되었다 . 상시근로자 50인이상 ~100인미만기업은  2007년 7월 1일부터, 상시근로자수 20인이상 기업은 2008년 7월 1일부터 전면 시행되고, 20인미만 기업은 2011년까지 대통령령으로 시행토록 규정되어 있다.
주40시간적용사업장이 되면 근로시간 (주44시간에서 주40시간으로), 휴가제도(연.월차의 통합, 휴가사용촉진, 무급생리휴가, 선택적보상휴가제등)등에서 주요 변경이 된다

 문제는 주5일 근무제가 관공서에 근무하는 사람들에게는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었는지는 몰라도 대부분의 중소기업이나 영세업체에서는 오히려 기업이나 근로자를 더 힘들고 불편하게 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금년 7월부터 주 5일제 근무가 적용된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은 주 5일 근무제를 잔뜩 기대하고 있었지만 대부분 업체에서는 주당 40시간만 적용하면 된다면서 하루 7시간씩 근무하며 평소처럼 토요일에도 근무를 하고 있다고 한다.그렇다고 업무량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어서 주 5일 근무제가 있으나마나 하다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업주에게도 요즘 같은 불황에 근무에 수당을 주는 부담 때문에 주40시간 근무제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한다.(월~금요일 (7시간x5일=35시간), 토요일 (5시간)을 근무시키면 주 40시간이 되기에 주40시간을 초과하거나 1일 8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연장근로수당 (1.5배)이 발생한다)
주 5일 근무제가 꼭 필요한 것이지만 정작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오히려 불편한 존재로 여겨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