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 멀을 때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이유

2007. 12. 25. 21:32편리한 생활정보

"왜 보약 먹을때 돼지고기 먹으면 안되나요?"

흔히 “가을은 보약 먹기 좋은 철”이라고 하지만, 보약만큼 흔하게 먹으면서도 낭설이 분분한 약이 달리 없다. 보약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 보약 먹기에 좋거나 나쁜 철이 따로 있나 =“보약을 여름에 먹으면 땀으로 모두 빠져나가므로, 봄·가을에 먹어야 좋다”고 하는데 오해다. 땀 1g을 생산해서 흘리는 데 600㎉(쌀밥 2공기 분량)가 소모되긴 하지만, 그 성분은 99%가 물이고 나머지 1%는 염화나트륨(소금), 염화칼륨, 락트산(젖산), 요소, 글루코스(포도당) 등이다. 땀을 많이 흘린다고 보약 성분이 빠져나가지는 않는다.
요컨대 계절에 따라 약을 쓰거나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계절에 따른 신체 변화를 고려해 약의 종류를 달리 한다. 날씨가 건조하고 추워지는 가을에는 주로 체액 내분비 기능을 보강하고 피부와 호흡기에 좋은 약을 많이 처방한다. 숙지황·산약·산수유 등을 주성분으로 하는 청상보하탕(淸上補下湯)이 대표적이다. 가정에서 쉽게 해먹을 수 있는 한방차로는 오미자차가 좋다.

이 밖에 봄에는 주로 기화(氣化·신진대사) 작용과 비위 기능을 돕는 약, 여름에는 원기를 북돋고 심장순환계의 기능을 돕는 약, 겨울에는 음액(陰液:체액·호르몬 등)과 신장의 기운을 돕는 약을 많이 처방한다.
◆ 보약의 원리 =보약은 신통한 영양분이 농축된 ‘수퍼 영양제’가 아니라 한의학의 여덟 가지 치료법 중 하나인 보법(補法)이다. 흔히 ‘몸이 허하다’고 말하는 증상의 원인을 한의학은 기(氣)·혈(血)·음(陰)·양(陽)의 과부족에서 찾는다. 보약은 부족한 요소를 보충해 인체의 평형을 유지하고 질병을 치료하는 요법이다.
기허증은 온몸이 나른하고 맥이 약하고 입맛이 없다. 날씨가 따뜻해도 혼자 추위를 탄다. 노인이나 만성질환자에게 많으며, 인삼·황귀 등을 재료로 한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을 처방한다. 혈허증은 머리가 어지럽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맥이 빠르다. 중병을 앓고 난 환자나 빈혈 환자, 임산부 등에게 많다. 당귀·숙지황 등을 넣은 사물탕(四物湯)을 주로 처방한다.
음허증은 입안이 마르고 식은땀과 기침이 난다. 체온계를 대면 열이 없는데 환자 본인은 손·발바닥이 뜨겁다고 호소한다. 양허증은 추위를 몹시 타고 허리·무릎에 힘이 없고 오줌이 자주 마려워진다. 음허증에는 숙지황 등을 넣은 육미지황환(六味地黃丸)을, 양허증에는 육계 등을 넣은 팔미지황환(八味地黃丸)을 처방한다고 한다.

◆ 남이 대신 지어다 줘도 되나 =자가진단은 금물이다. 아내·어머니에게 대신 보약을 지어오게 하는 직장인이 많은데, 위험천만이다. 진맥 없이 어림짐작으로 보약을 복용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일어나기 쉽다. 병 중에는 병이 도지기도 한다.
예컨대 “남자의 양기를 북돋는다”며 약재시장에서 부자를 사다 달여먹는 사람이 많은데, 부자는 한때 조선시대 사약에 넣었던 맹독성 약재다. 잘못 쓰면 중독성 간염을 일으킬 수 있다.
◆ 보약과 상극인 음식 =“보약을 먹을 때 돼지고기·닭고기·밀가루·녹두·술을 먹으면 안 된다”고 하는데, 다 맞는 말은 아니다. 돼지고기·밀가루·녹두는 성질이 찬 음식이므로, 변이 묽고 소화가 잘 안 되는 사람이 과식하면 소화기 장애를 일으켜 보약 흡수를 방해한다. 한편 닭고기와 술은 더운 음식이므로 열이 많은 사람에게 나쁘다. 흔히 숙지황을 넣은 한약을 먹을 때 무를 먹으면 머리가 센다고 하는데, 낭설이다. 무가 숙지황의 약효를 떨어뜨리긴 하지만 머리가 세는 것과는 상관없다.
◆ 민간요법의 허실 =개소주·흑염소·잉어·인삼 등을 찾는 사람이 많은데, 한의학 전문가들은 그 효능에 회의적이다. 자기 몸에 맞지 않으면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열이 많은 사람이 인삼을 장복했다 몸이 화끈거리는 번열감과 두통에 시달리거나, 한약재를 달여넣은 개소주를 먹고 오히려 피로감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민간요법 대부분은 먹을 것이 없던 시절 영양분을 보충하는 수단이었으므로, 영양과잉이 문제인 현대인에게는 의미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현대인의 피로는 스트레스·수면 장애·흥분성 기호식품 과다섭취 등 나쁜 생활습관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아, 민간요법으로는 별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 사찰 보양식 =사찰에서는 보약 대신 일상식을 통해 기·혈·음·양을 보강하기 때문에 일반인이 부작용 우려 없이 따라해볼 만하다. 스님들은 매달 두 번 삭발한 뒤 찰밥과 미역국을 먹어 기를 보충한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자꾸 숨이 찰 때는 인삼·마·고구마·유자·매실·찹쌀 등을, 빈혈이 있을 때는 연근·당귀·오미자·대추 등을, 식은 땀이 날 때는 당근·무·상추·메밀 등을 넣은 음식을 넣어 식단을 꾸린다. 그러나 특정 음식을 일정 기간 몇 회 먹어야 한다는 식의 규정은 따로 두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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