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의 황제를 위하여 줄거리 읽기

2008. 2. 15. 12:33마음의 양식 독서

황제를 위하여

작가

이문열

줄거리

잡지사에서 일하던 나에게 부장은 「신역 정감록」이라는 책 한 권을 내밀고 다음 달 특집으로 다룰 것이니 게룡산에 취재를 다녀 오라고 했다.

계룡산에서 나는 비목인 듯 싶은 나무 그루터기를 보게 되고 도교 계통 의 신앙을 갖고 있는 노인으로부터 황제의 묘라는 말을 듣게 된다. 이튿날 나는 「계룡산의 현주소」란 가제 아래 어정쩡한 르포 기사를 작 성한 후 서울로 돌아갔다. 그 뒤 오래잖아 잡지사를 그만둔 나는 계룡 산에 들렸다가 그 노인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때의 황제에 대한 일생을 기록해 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황제는 1895년에 출생하여 1972년에 죽었다. 정감록의 예언대로 이씨 왕조가 망하면 정씨 왕조가 올 것으로 믿은 황제는 비현실적 인물이지만 마음만은 깨끗하고 순박했다. 그는 과학과 합리를 미신이라 믿고, 초 자연적 직관을 논리라고 믿었다.

그를 미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황제는 이씨를 대신하여 나라를 다스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제헌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도록 권유하는 사람들을 꾸짖었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전후하여 한때 황제의 심기가 몹시 울적 한 적이 있었다. 그것은 대통령에 당선된 이승만 박사가 바로 전주 이 씨요, 구왕가의 종실이란 사실 때문이었다.

황제는 태시 3년 8월 눈을 감았다. 그때 갑자기 하늘이 칠흙 같이 어두워지고 광풍에 고목이 뿌리 채 뽑혀 날아 감직도 하지만, 그런 일은 있었던 성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