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템과 점포입지의 궁합을 봐야한다.

2008. 1. 1. 09:50편리한 생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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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의 스타트비즈니스] 먼저 ‘나도 웬만큼 안다’는 생각 버려야…

최첨단 디지털 문명이 지배하는 21세기 한국사회의 결혼 풍속도에는 아직도 궁합이라는 것이 엄연히 존재한다.

두 사람이 좋으면 그만이지, 쓸데없는 궁합까지 봐야하느냐는 볼멘소리도 있지만, 지금도 한국 사람들의 상당수는 결혼을 할 때 궁합을 보는 것은 결혼성사의 전제조건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러한 궁합보기가 결혼문화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음식점 창업에도 궁합보기는 필수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음식점 창업의 궁합보기는 다름 아닌 상권 및 점포입지의 특성과 해당 아이템간의 적합성 여부를 찬찬히 따져보는 작업일 게다. 이 중요한 과정을 소홀히 해서 낭패를 보는 사례는 너무나 흔한 음식점 실패사례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한 신도시에서 저가 돼지갈비집을 운영하는 박대충 씨(가명)는 고깃집 운영과 분식집 운영에 관한한 자칭 타칭 선수라고 자부하는 사람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껏 몇 십년동안 고깃집과 분식집 운영으로 소위 대박매장을 꾸리고 있으며, 직영점만도 3개 매장이나 운영하고 있다. 박 씨는 직영점 운영에만 머무르지 않고, 최근엔 1인분 2,900원하는 고깃집 체인사업까지 시작했다.

첫출발은 순조로웠다. 오픈하는 집마다 소위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식점 선수라고 하는 분들의 최대 오류 중 하나는 한 곳이 잘되면 다른 어떤 곳도 잘 될 것이라는 맹목적 자신감에 빠져들기 십상이다.

특히나 저가 테마의 음식점은 상권과 입지특성에 따라서 하늘땅만큼의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하는 예는 도처에서 발견할 수 있다. 최근 신도시 먹자골목 대로변에 대형매장으로 오픈한 저가 갈비집 역시 이러한 사례에 해당하는 매장이다.

현장을 방문, 가장 기본적인 시장조사에 착수했다. 상권특성을 분석한 결과 주변은 음식전문 테마상권과 학원상권이 만나는 입지였다. 현 매장은 대로변에 입점해 있기 때문에 학원을 이용하는 10대 학생수요층과 배후 아파트 단지의 주민층 수요까지 포괄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입지였다.

문제는 이 입지가 과연 1인분 2,900원하는 저가 갈비집과의 적합성 여부를 꼼꼼히 따져봤다. 고깃집 운영과 관련, 충분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주인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저가 갈비집 콘셉트가 적합하다고 판단한 자체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 물론 대안은 늘 존재한다. 문제는 매출반등을 위해서는 신 아이템으로 재 오픈해야 해야 하는데, 재투자 여력이 별로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이때 한결같이 얘기하는 것이 현 시설을 활용해서 매출을 급반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주문한다. 하지만 시설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매출을 반등시킬 수 있는 아이템은 사실 많지 않다. 주인의 입장에서는 이쯤 되면 투자금액의 절반이라도 건질 수 있다면 빠져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게다. 하지만 그마저 회수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하나 음식점 창업을 생각하는 초보창업자이든, 경험자이든 간에 제발 자신만의 독선과 아집은 버려야 한다. ‘나는 웬만큼 다 안다’ ‘공부도 할 만큼 했다’로 치부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하물며 초보창업자라면 걸음마는 기본이다. 초보는 초보답게 겸손한 자세로 음식점 창업에 임해야 하며, 소위 선수라고 하는 사람도 연타석 홈런이 쉽지 않다는 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모든 사업이 마음먹은 대로만, 사업계획서대로만 된다면야 왜 사업이 그토록 힘들다고 하겠는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는 게 인간사이듯, 음식점 창업 역시 성공에 이르는 변수는 너무나 많다. 점포 계약을 하기 전, 최종적인 아이템을 결정하기 사전에 전문가의 객관적인 시각정도를 체크해 보는 것은 어쩌면 상식인지도 모른다.




<프라임경제 2006.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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