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8. 20. 15:12ㆍ여행의 즐거움
입추가 지났는데도 아지 무더위가 가실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며칠 비가 내리고 난 월요일 아침도 날씨가 푹푹 쪄 창문을 열어놓고 선풍기를 돌려도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인데 이런 날 바람 한 점 없으니 더 죽을 맛입이다.
이런 날 점심을 뭘 먹을까?
"사무실에서 시켜 먹기도 그렇고 시원한 콩국수 한 그릇 어때?"
형님의 말 한 마디에 군소리 없이 따라 나섰다.
올 여름 유독 무더운 날씨에 사무실에서 중국집 콩국수를 참 많이도 시켜 먹었다.
그러다 어느 날 채널A 이영돈의 먹거리 파일에서 나온 "착한 콩국수"편을 보다 그동안 내가 먹은 콩국수가 콩가루를 이용해 만든 것임을 알게 되었다.
콩국수라면 의레 직접 콩을 갈아주거나 갈아 놓은 콩으로 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직접 간 콩국수와 달리 콩가루로 만든 콩국수는 맛이 달고 더 노랗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뒤 콩국수나 칼국수를 먹고 싶을 때면 찾아가는 집이 바로 오늘 점심식사를 하러 가는 곳이다.
사무실에서 걸어서 300m 떨어진 곳에 있는 물치 손칼국수집....
처음에는 다른 칼국수집과 별반 다르지 않게 생각했는데 몇번 드나들다 보니 이집 국수맛에 반했다.
이집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오픈된 주방이다.
푸근하고 넉넉한 주인 아주머니가 음식을 만드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좋다.
그리고 눈에 띄는 것 또 하나...
바로 양양군에서 지정해준 착한 가격 업소라는 점이다.
정성은 가득한데 가격은 참 착하다.
손칼국수가 4500원 칼만두국과 수제비가 각각 5000원 그리고 콩국수가 6000원이다.
직접 반죽을 하고 직접 면을 쓸어 정성껏 만들어 그 맛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음식점에 들어서니 반죽을 끝내고 능숙한 손놀림으로 국수를 썰고 있었다.
한여름 뭐니뭔니 해도 가장 즐겨 먹은 것은 바로 콩국수....
이 지역에서 나온 콩을 손님이 주문할 때 마다 즉석에서 갈아 만든다.
내가 시킨 콩국수가 갈리는 소리를 듣는 것도 즐거움이라면 즐거움이다.
음식이 나오기 전 미리 갖다 놓은 밑반찬
20여분을 기다려 나온 콩국수....
콩물과 국수에 오이채와 깨...그리고 얼음 몇 조각......
맛은 어떨까?
일단 기본 간이 되어 나와 소금간을 적당히 가미해주면 된다.
면은 기계면 보다 쫄깃하고 식감이 좋다.
구리고 뭐니뭐니해도 콩국물이 담백해서 좋다.
달지도 않고 고소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아마도 그동안 콩가루로 만든 콩국수에 길들여진 분들이라면 무미건조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신토불이 재료에 주인의 정성이 담긴 칼국수 한 그릇에 길들여 지는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착한 가격에 즉석에서 정성껏 만들어 주는 국수 한 그릇.....
오늘도 점심 한 그릇에 포만감이 가득하다.
강원 양양군 양양읍 남문리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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