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눈 뜨고 못 볼 유기견 안타까워....

2012. 6. 5. 15:57사진 속 세상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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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안타까운 유기견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동안 방송 매체를 통해서 주인에게 버려진 동물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할 때 마다 안타까운 생각이 들곤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일을 직접 눈앞에서 볼 줄은 정말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것도 한적한 시골에서 만난 유기견 한 마리.....

아침 8시 갑작스런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예고도 없이 내려와 죄송하다며 계곡 좋은 곳 토지를 소개해달라는 전화였습니다.
아침도 먹는 둥 마는 둥 사무실로 나와 손님이 기다리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은 양양읍에서 차량으로 30여분 가량 걸리는 법수치 계곡이었는데 양양군에서 계곡이 가장 수려한 곳으로 알려진 곳입니다.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출근해서 그곳으로 향하다 장리에서 부소치리로 가는 다리 쪽을 보다 깜짝 놀랐습니다.


도로 오른쪽에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 개 한 마리....
사실 처음에는 개가 아닌 다른 동물인줄 알고 휙 지나쳤습니다.
그런데 백미러에 비친 모습을 보곤 경악을 금치 못하겠더군요.


도저히 개의 몰골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모습으로 도로를 걷고 있는 강아지 한 마리......


차를 세우고 카메라 줌을 당겨본 개의 모습은 처참했습니다.
조금 더 앞으로 다가서려고 하니 멈칫하며 잔뜩 경계를 하더군요.


그리곤 마을 옆에 세워져 있던 경차있는 곳으로 다가가더군요.
아마도 날씨가 뜨거워 그늘있는 곳으로 가려는 것 같았습니다. 


차 밑으로 들어가려다 다시 멈칫하고 뒤돌아서서 내 모습을 유심히 살피는 유기견.......
마침 농사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주머니가 보이길래 개에 대해서 물었더니 저 개가 마을을 돌아다닌지 3개월이 지났다고 하더군요.
아마도 주인에게 유기된지 오래된데다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실조가 걸린 것 같았습니다.


한참을 나를 바라보더니 조심스럽게 차 아래에 몸을 눕히고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유기견을 보고 있으니 너무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약속 시간은 다가오고 유기견은 눈에 밟히고....
할 수 없이 114로 전화를 걸어 도움 받을 곳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양양군에는 유기견을 보호하는 단체가 없고 동물보호단체도 없다더군요.
결국 양양군청으로 전화를 걸었고 그곳에서 농업과에서 유기견 신고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되었고 바로 그곳으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리곤 강아지가 있는 장소를 말하니 처음에는 쾡한 반응을 보이더군요.
유기견을 잡기가 여의치 않아 마취총으로 잡을 수 없다며 난색을 표하더군요.
그래서 이 개는 사람을 피해 멀리 달아나지 않고 주변을 맴돈다고 하니 오후에 그 마을로 가서 꼭 살펴보겠노라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리고 부랴부랴 손님과 약속한 장소로 가면서도 녀석이 계속 눈에 밟혔습니다.
약 한 시간 가량 지난 후 손님과 헤어지고 돌아가던 길에 슈퍼에 들렀습니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 슈퍼를 찾기가 이렇게 힘들줄이야.....ㅜㅜ.....
8km를 달려간 후에 만난 수리상점.....마을 이름이 수리라서 수리상점이라고 하는데 마을 상점이라 그런지 물건이 별로 없더군요.
다행히 개가 좋아할만한 햄이 눈에 띄어 그것을 사서 부랴부랴 그곳으로 달려갔습니다.
아직도 그곳에 있을까?


그곳에 도착하니 차 밑에 앉아있던 개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냥 갈까 생각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변에 있던 납작한 깡통 위에 햄을 조각내서 올려 놓고 멀리 떨어져 기다려 보기로 했습니다.


5분여가 지났을까.....아까 보았던 그 녀석이 조심스럽게 차 옆으로 다가왔습니다.
자동차에 대한 경계심을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 예전에 자신을 버린 주인이 다시 차를 몰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갖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잠시 멈칫 멈칫하던 개가 드디어 입을 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곤 잠시 후 폭풍 흡입하기 시작하더군요.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모두 먹어치웠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기아에 허덕였으면 저렇게 허겁지겁 먹을까.....


다 먹고 난 후 캔으로 다가서는 강아지....
혹시라도 그대로 먹다 입을 다칠까봐 다시 가서 캔을 들자 개가 또 멀찌감치 달아났다 햄을 쏟아 놓자 다시 다가오더군요.


그러더니 아무래도 불안한지 햄을 통째로 들고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극도로 사람을 경계하면서도 배고픔을 참지 못해 허겁지겁 먹는 유기견의 모습에 너무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 마을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아주머니의 말대로라면 아직도 이곳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것이 확실한 것 같은데........
"조금만 더 이곳에서 기다리렴....그러면 오후에 너를 구조해줄 사람들이 올거야......."
마지막 남은 햄을 먹는 모습을 뒤로 하고 돌아오는 내내 그 녀석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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