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는 할아버지가 두 달간 보이지 않은 이유..

2012. 3. 23. 06:00세상 사는 이야기

오랜만에 만난 폐지 줍는 할아버지....

어제는 두 달간 보이지 않던 폐지 줍는 할아버지를 다시 보게 돼 반가웠던 하루였습니다.
할아버지가 오시지 않는 동안 사무실에 신문과 폐지로 가득 쌓였는데 그래도 버리지 않고 기다려준 것이 기분이 좋으셨는지 사무실 주변을 깨끗이 치워 주셨습니다.
그런데 리어카에 신문과 폐지를 다 싣고 난 후 시원한 냉수를 한 잔 들이키신 할아버지가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사연을 털어 놓으셨는데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갑작스레 걸려온 딸의 전화...

두 달 전 새벽 딸로 부터 다급한 전화 한 통을 받았다고 합니다.
갑자기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했다는 딸의 전화를 받고 다음 날 부랴부랴 병원으로 간 할아버지는 딸이 병원에 입원한 이유를 알고는 너무나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잔뜩 상기된 표정으로 털어 놓은 딸의 이야기를 들으며 몸이 부들부들 떨렸는데 딸이 입원하게 된 이유가 다름 아닌 사위의 칼에 찔려 응급실로 실려온 것이라고 합니다.

다행히 깊이 찔리지 않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가장 믿었던 남편에게 배신 당했다는 충격에 헤어나지 못하는 딸을 본 할아버지는 사위의 행동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도박에 빠져 딸에게 칼든 사위....

결혼 초에는 매사 열심히 일을 하던 사위가 나락으로 빠져든 것은 다름 아닌 도박 때문이라고 합니다.
온라인 게임으로 시작한 도박이 나중에 카지노까지 드나들게 되었고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꾼 것도 모자라 적금까지 해약해 몽땅 잃었다고 합니다.

결국 도박 때문에 싸우는 일이 잦아졌고 그럴 때 마다 물건을 집어 던지고 폭력을 행사하다 결국 이날 칼까지 들었다고 합니다.

도박에 빠져 가정을 등한시 하고 딸을 고생시킨 것도 모자라 칼을 들은 것을 용서할 수 없었다는 할아버지는 위협만 하려고 칼을 들었고 다투는 과정에서 찔린 것이라는 사위의 변명에 더 화가 났었다고 합니다.

어쩔 수 없는 선택 이혼...

결국 딸의 의사대로 이혼을 시키고 함께 고향으로 내려왔는데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는다는 할아버지는 예전에 주변에서 도박에 미친 사람에게 절대 딸을 주지 말라는 이야기를 귀가 따갑도록 들었는데 결혼 후 사위가 도박에 빠진 것도 모자라 딸에게 폭력을 사용하고 칼까지 들 줄은 몰랐다며 안타까워 하시더군요.

혼자 살면서도 늘 건강하고 밝아 보이셨던 할아버지....
뜻하지 않는 딸의 이혼으로 마음 고생이 심한 탓인지 리어커를 끌고 돌아가는 발걸음이 너무나 무겁고 안타까워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