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8. 11. 12:33ㆍ요리조리 맛정보
어제 점심 무렵이었습니다. 아내가 갑자기 시간을 내달라고 하더군요. 아는 손님이 영랑호 주변에서 호박부추전을 부치고 있는데 함께 가자고 하더군요. 마침 점심을 무엇을 먹을까 궁리를 하고 있던 터라 기쁜 마음으로 아내의 가게로 달려갔습니다.
아내의 가게에는 함께 가려는 사람들이 모여 나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빈손으로 가기 미안해서 커다란 수박 한 통을 사들고 영랑호 호수로 달려갔습니다. 집근처로 가 보니 시원한 호숫가 나무 그늘에 벌써 고소한 냄새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고소한 부추전을 드시고 계셨습니다.
사람 좋아하는 분이라 가끔 주변의 할머니를 초청해서 음식을 대접하시곤 하는데 지난 번 감자전에 이어 오늘은 부추전...그리고 이틀 후에는 만두를 빚어 주변 사람들과 함께 드실 계획이라고 합니다.
자식들 모두 다 외지에 나가 살고 두분이서 오순도순 사시는 모습도 보기 좋으려니와 이웃 사람들과 음식을 나누는 모습은 언제봐도 기분이 참 좋습니다.
몇년전 아파트에 사시다가 영랑호 주변으로 이사를 가신 후 서로 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처음 집을 방문해 보니 경치도 좋고 공기도 무척 맑았습니다.
같은 지역인데도 아파트촌과 소나무 울창한 영랑호 주변은 너무나 달라 보였습니다.
금새 허기진 배를 부침개로 채우고 이곳저곳 집을 둘러 보는데 참 시골 풍경 중에 볼거리가 참 많더군요.
처음본 야콘이라는 것도 보았고 이름을 알 수 없는 야생화가 지천으로 널려 있었습니다.
그중에 신기한 것 하나는 바로 빨간 무였는데 난생 처음 본 것이라서 너무나도 신기했습니다.
그동안 빨간 무 하면 모두 홍당무를 생각했는데 홍당무 보다 더 빨갛더군요.
열무처럼 생긴 파란 대궁에서 쏙쏙 뽑아져 올라오는 동그란 빨간 무......그런데 모두 빨간 무라고만 하지 정확한 이름을 모르더군요.
"사다가 심었어도 이름은 잘 몰라.....고급 요리에 사용한다는 것 밖에는...."
사람들이 신기하게 생각하자 손으로 몇 개를 더 뽑아 놓는 아주머니....
집에 와서 이곳저곳 뒤적이다 보니 이름이 바로 '래디시'였더군요.
그동안 사람들이 빨간 무라고 하면 그저 홍당무를 생각하곤 했는데 빨간 무라고 부르는 것이 비트도 있고 레디시도 있었습니다.
그중에 가장 빨간 것이 래디시인 것을 보면 아마도 래디시를 빨간 무로 불러야 할 것 같았습니다.
본래 원산지가 지중해쪽이고 프랑스에서 많이 재배하던 것이 요즘은 세계 각지에서 재배한다고 합니다.
가져온 레디쉬를 깨끗하게 씻어서 찰 고추장에 찍어 먹으니 맛이 괜찮더군요...마요네즈에 찍어 먹는 것이 제맛이라고 했지만 워낙 토속적인 입맛이라서 그냥 고추장을 찍어 먹었습니다.
작은 것에서도 무의 향이 확 나더군요....아주 대궁까지 모두 장을 찍어 먹었는데 쌉싸름한 대궁 맛도 내 입맛에는 잘 맞았습니다.
이 래디시는 2천년 이상 재배되는 동안 원형이 그대로 보존되었을 만큼 알찬 채소인데 씨를 뿌린 후 20일이면 다 자라 20일 무라 부르기도 한다고 합니다.
크기가 작고 색상이 뚜렷해 다양한 요리에 사용할 수 있는 채소로, 래디시 피클, 래디시 오렌지 샐러드, 래디시 슬로우,등 각종 고급 요리에 쓰인다고 합니다.
난생 처음 본 래디시......이름 만큼이나 무척이나 낯설었지만 볼수록 맛과 색상이 마음에 쏙 드는 채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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