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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음한 다음 날 청국장을 즐겨 먹는 이유

2009. 6. 2. 06:58세상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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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하루 걸러 술을 마시게 된다. 속칭 나는 주당이다. 스스로 주당이라고 불러본 적은 없지만 주변 사람들이 늘 그리 말한다. 그만큼 술을 좋아하고 술을 마시는 양도 많다. 담배는 2000년 1월에 끊어 이제 10년이 다 되어 간다. 담배를 끊은 것은 이제껏 살면서 가장 잘한 일 같다. 그만큼 끊느냐고 고생을 많이 했다. 수많은 방법을 동원해봤지만 금연을 하는데 가장 필요했던 것은 강한 의지였다. 다만 술 때문에 금연에 실패했던 적도 많았다. 술을 마시면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구가 커지기 때문이었다. 어찌되었던 우여곡절 끝에 담배를 끊었고 금연 후 너무나 많은 것이 바뀌었다. 술 마신 다음날 욱욱 거리던 욕지거리도 사라지고 조금만 운동을 해도 헉헉거리던 증상도 사라졌다. 그런데 과음을 할 때 마다 새로운 증상으로 늘 괴로워 해야 했다. 그것은 바로 과민성 대장증세였다. 술 마신 다음 날에는 변이 가늘어 지거나 설사 때문에 하루종일 화장실을 들락날락 해야 했다.평소 하루에 두 번 화장실에 가던 것이 대여섯번을 갈 정도로 증상이 심해졌다.


이럴 때 해장으로 꼭 먹는 음식이 있다. 바로 청국장이다. 청국장이야 어릴 적 어머니가 집에서 직접 띄운 것이 최고였지만 그때는 냄새 때문에 엄청 싫어 했었다. 하지만 변변하게 먹을 것 없던 가난한 시절에 늘 반찬으로 올랐던 청국장 ...냄새는 싫었지만 김치와 두부를 넣은 청국장의 구수한 맛에 길들여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결혼 후 분가를 해서는 청국장을 먹어본 기억이 거의 없었다. 어머니가 몇번 청국장을 갖다 주셨는데 아이들이 냄새 때문에 질색을 하고 아내 역시도 청국장을 그닥 좋아하지 않으니 늘 냉동실에서 처박혀 있곤 했다.그런 청국장을 다시 먹게 된 계기가 있었다. 전날 과음을 한 탓에 아침부터 장이 안좋아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리는데 갑자기 서울에 갈 일이 생겼다. 반쯤 축 처진 몸을 이끌고 부랴부랴 서울로 향했고 중간에 허름한 시골집에서 늦은 아침식사으로 청국장을 먹었다. 그런데 먹을 때는 몰랐는데 다음 날 변이 몰라보게 달라진 것이 아닌가...아주 오래된 증상이라 약을 먹지도 않았는데 하루만에 달라진 증상에 무척 놀랐다. 늘 실처럼 가늘었던 변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변이 굵고 배설도 자연스러웠다. 문득 어릴 적에 청국장을 먹을 때 변비 한 번 없이 자연스럽게 변을 볼 수 있었던 것도 아마도 청국장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때 부터 청국장을 즐겨 먹기 시작했다. 청국장을 사다 냉동실에 넣어 놓고 수시로 끓여 먹고 또 분말 청국장을 사다놓고 틈나는 대로 요구르트 두 개에 타서 마시곤 한다.


처음에는 약간 거북스러웠지만 지금은 고소하다는 생각이 더 든다. 익숙함이란 이래서 좋은 것이다. 가끔은 과음한 다음날 얼큰한 라면을 끓여 먹고 싶을 때가 있다. 그때도 영락없이 분말 청국장을 넣고 끓인다. 마늘과 청국장 가루가 듬뿍 들어간 라면을 먹고 나면 속이 편하다.

           <현미경으로 본 분말 청국장의 모습...이 속에 장에 좋은 영양소가 가득할 것이라는 나만의 생각이...>

원래 술 먹은 다음날 면을 먹는 것은 안좋다. 그것을 청국장이 보완해 주기 때문에 속이 편한 듯하다.사람의 체질이나 청국장을 만드는 방법에 따라 효능도 달라지겠지만 분명 청국장은 장이 과민한 사람에게나 변비가 있는 사람에게 탁월한 효능을 발휘한다.거기에 부작용도 없는 웰빙식품이니 얼마나 좋은가 조금은 역겨운 냄새가 흠이지만 건강을 위해서라면 이쯤은 감수해야하지 않을까?... 오랫동안 먹어보고 직접 체험한 일이기 때문에 과음해서 장이 안좋은 사람이나 평소에 변비나 과민성 대장증세로 고민하는 사람들은 청국장을 드셔보시라......몰라보게 달라진 장운동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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