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면 기억이 끊기는 나 혹시 알콜성 치매?

2009. 6. 3. 09:57세상 사는 이야기

요즘 새로 시작하는 사업 때문에 술자리를 갖는 일이 잦아졌다.날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또 저녁식사 자리에서 반주로 시작된 술이 2차 3차로 이어지다 보니 늘 파김치가 되기 일쑤다.
그런데 날마다 과음을 한탓일까 가끔 필름이 완전히 끊기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며칠 전에도 술을 마신 다음날 출근을 하려다 차를 찾지 못해 한참을 헤맸다. 당연히 있어야 할 차가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내가 주차를 해놓는 곳은 집의 아래 주차장이거나 지하 주차장 두 곳 밖에 없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내 차가 보이지 않았다.
한참을 찾다가 지난밤 마지막 까지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친구는 마지막 헤어질 때 대리운전을 불러 집으로 갔다는데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마지막에 호프집에 들렸고 그곳에서 생맥주 두 잔을 마시고 헤어졌다는데 마신 기억도 대화를 나눈 내용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할 수 없이 대리운전에 전화를 걸어보았다.
 "어제 많이 취하셨는데 집으로 가는 사이에 다른 사람의 전화를 받고 아파트 상가 앞에 세워 달라고 해서 상가 지하주차장에 주차하고 왔습니다."
대리기사의 말대로 그곳에 가보니 차가 있었다. 그런데 누구와 만났는지 만나서 무엇을 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문득 언젠가 방송 프로그램 미스터리 X파일에 나왔던 "블랙아웃"이 생각났다.
과음으로 인한 단기기억 상실이 살인을 저질렀다는 것과 블랙아웃이 자주 일어나게 되면 알콜성 치매가 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보고 적잖이 놀랐었다.
이런 증상들은 알코올로 인해 대뇌에 있는 해마의 이상으로 일어난다고 한다.해마는 인간의 기억이 오래도록 새겨지는 영구기억이 되기 전에 임시로 머무는 임시기억저장소인데 알코올이나 아세트알데히드의 독소가 세포와 세포 사이의 신호전달을 혼란시켜 기억의 저장을 방해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블랙아웃 현상이 장기간 되풀이 되면 뇌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폭음과 과음을 피하고 술 마시는 횟수와 천천히 마시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한다.
나이가 들고 주변에도 필름이 끊겨서 기억을 못한다는사람들이 많았지만 내가 직접 경험해본 것은 처음이라 놀랍고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섰다.
문득 일전에 건강 검진을 받을 때 내과 과장님이 하던 말씀이 생각났다.
"일주일에 술을 몇번 마십니까?"
"예전에는 4일 요즘은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마십니다"
"술 마시는 양은요?"
"대중 없고 주로 과음과 폭음을 하는 편입니다..."
"현재 몸상태로 봐서는 복부비만이 심하고 지방간과 콜레스테롤이 지나치게 많이 축적되어 있어요.."
"이런 생활 습관이 성인병을 키우는 것 알고는 있지요?"
"알콜 중독은 아니더라도 기억력이 감퇴하고 점점 알콜성 치매로 발전될 수도 있어요.."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도록 하세요...지금 술친구들이 선생님이 쓰러지면 몇명이나 곁에 있을 것 같나요..."
"아마 아무도 없을 걸요....결국은 가족 밖에는 없어요....술을 줄이고 건강을 생각해서 지금부터라도 복부비만을 줄이세요..."
당시 내과 과장님은 방송프로그램 비타민에 출연하는 권오중 박사님 병원에 근무하는 여의사님었는데 현재 내 몸 상태와 앞으로의 생활 태도에 대해 뼈있는 충고를 해주었다.
하지만 그 후로도 바쁜 일상 속에 금새 잊어버리고 또 예전과 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끊지 못한다면 과음과 폭음을 줄이고 술의 양을 줄여보라는 의사의 말.....쉬운 듯 하면서도 정말 어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