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을 거부하는 아이

2008. 11. 14. 07:40세상 사는 이야기

요즘 날마다 아이와 함께 등교를 한다. 버스편이 잘 맞지 않아 아침이면 차량으로 데려다 주는데 요즘 고민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아이의 급식 문제다 . 아이가 저녁급식을 신청하지 않고 굶고 다녔다.
그것도 모르고 아이가 살이 빠지는 것이 스스로 다이어트를 하는 중으로만 알고 있었다.
중도비만이었던 아들은 방학동안 혼자서 4km를 걷고 혼자 농구를 해서 살을 뺀 줄 알았다.'
약 10kg를 감량한 것이 순전히 운동 때문인줄 알았는데 요즘 부쩍 살이 더 빠져보여 물으니 두 달 전 부터 저녁급식을 신청하지 않고 굶었다는 것이었다. 너무 배고풀 때는 독서실 옆에서 김밥을 사먹기도 했지만 밤늦게 집에 와서 간식하는 것이 전부였던 셈이었다. 점심에 먹는 급식도 먹고 싶지 않지만 집에 도시락 싸달란 말을 차마 못하겠어서 점심은 먹는데 하루에 두끼는 정말 못먹겠다고 했다.
한끼당 2500원의 급식비로 맛있고 좋은 반찬을 기대하는 것이 무리겠지만 날마다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화가 난다고 했다.
"정말 그렇게 급식이 형편없냐?.."
"밥은 많이 주는데 반찬이 형편없어요.....그리고 아이들 불만은 많지만 불만을 표출해봐야 시정되지 않아요..."
"지난 번 회장 선거 때 급식문제가 이슈화 되었지만 바뀐 것은 하나도 없어요.."
"학교 급식 위원회가 학생들의 불만을 수렴하거나 개선할려고 하는 의지가 전혀 없어요..."
"그러면 학교 매점에서 먹을 수 있는 것으로 저녁 요기라도 해야하지 않겠니.."
"학교 매점에 먹을 만한 것이 없어요... 김밥은 뻑뻑하고 차갑고 햄버거는 먹기 싫어요.."
"왜? ,맛이 없어서..."
"맛도 없을 뿐더러 지난 번 방송 때문에 사먹는 아이들이 거의 없어요."


지난 번 불만제로라는 프로그램에서 햄버거에 사용된 패티는 등급 외에 가장 저렴한 잡뼈를 기본으로 삼고 가공공장에서 나온 찌꺼기들이었고 또한 걸러진 노계의 뼈와 화장품의 원료로 쓰이는 돼지지방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그야말로 싸다싶은 고기는 죄다 들어간 셈이라고 했었다. 600원에 판매되고 있는 이들 햄버거에 실제 원가는 100원이 채 되지 않았다는 충격적인 방송이후에도 학교에는 600원짜리 햄버거가 버젓이 팔리고 있다고 했다.
"그래도 굶으면 안돼니 방법을 찾아보자..."
아이는 그러마 했지만 급식을 거부하는 것에 대한 대안은 도시락을 싸주는 수 밖에 없다.
맞벌이 하는 아내와 내가 아침마다 도시락을 싸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10시가 되어서야 들어오는 아내는 집에 와서도 전화업무를 한다. 실질적으로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못한다.
그래서  요즘 급식을 거부하는 아이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있다.
학교 게시판에 급식에 대한 불만 글들이 여럿 올라와 있었다. 

급식비 더 올려서 내는게 어떨까요?
1600원정도 급식 재료비 하고
몇백원 인건비 써버리니까
급식 환경 관리하는데 쓸 돈이 없나봅니다..
하루에 한번꼴로 벌레가 나오고
돌이 씹히고
수세미가 나오는데..
이런것 관리해주려면 돈이 더 필요한가봐요..

저기 학교급식개선회의 할때 영양사 선생님도 같이하나요?
회의에 참석하시는 선생님들께서도 급식 먹으시는지 궁금하네요.
예전부터 몇차례 해온걸로 아는데 바뀔가망이 안보이는거같아요
뭐 저는 고3이기때문에 몇달만 참으면 되지만 그래도 빨리 개선됬으면 좋겠어요

오늘 점심 안먹었다
상식적으로도 이해가안된다
우리보고 반찬투정에 불과하다고하신다
그리고 은근슬쩍 과일을 반찬 1개로 잡아먹는다
우리는 반찬의 개선을위해 1반찬을 과감히 포기하고 고기반찬이나 먹을만한 반찬이 나오도록 협의를 했었다
그런데 반찬갯수만 줄었지 옛날이랑 똑같다
고등학생을 조삼모사로 속이려들다니...
아무리 외쳐도 소용없는짓인거 안다
계속 이러면 우린 급식신청 안할꺼다.
차라리 위탁급식이 나을것같다


가장 우선적으로 아이들이 먹는 것이 급식이다. 학생들의 불만이 많은데도 반찬투정으로 치부하는 학교 관계자들은 아이들의 생각을 귀담아 들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어려서 아니면 학생이니까 무조건 학교의 규율을 따르라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학교 밖으로 나갈 수도 없고 학교 안에서 딱히 먹을 먹거리가 없으니 울며겨자 먹기로 점심과 저녁 급식을 먹는 아이들.......
점심 급식은 먹고 저녁 급식은 신청하지 마세요...
아이가 내린 결론이지만 학교에서 독서실에 오는 시간이 10시인데 그때까지 저녁을 먹지 않는 아이가 안쓰럽고 불쌍하다.
학교급식 소위원회를 열때 학생 대표도 참석시켜 급식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을 들어보고 개선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다.
급식을 먹는 당사자인 학생이 배제된 급식운영 정책 앞으로는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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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 수 없는 사용자2008.11.16 03:50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제가 고등학생때 썼던 방법이 있습니다. 당시 저희학교또한 급식비는 비싸고 질은 낮은데 학생회의 건의따위는 전혀 개선에 도움이 안되는 상태였습니다. 하루는 급식을 받는데 밥은 산더미 처럼 주고 김치 한쪽, 콩나물 조금, 지름1센티짜리 고기 두덩어리를 주더군요. 아주머니께 좀 더달라고 요청했지만 절대 안된답니다. 모자라서 두개씩만 줘야 한답니다. 저는 너무 화가나서 제가 받은 식판 사진을 찍어서 장문의 글과 함께 학교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일이 커졌는지 영양사가 와서 제발 글좀 내려달라고 사정하고 급기야 무슨 과장님인지 오셔서 사과하고 그랬던 적이 있습니다. 그 후로는 많이 괜찮아 졌습니다. 졸업하고 나서 보니 학생회장 어머니가 급식비를 한사람당 200원씩 떼어먹었다더군요...

    부모님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고등학교 급식 제대로 안나오는 곳은 정말 사람이 먹을게 못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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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Icon 무릉도원2008.11.16 19:56

      어디가나 급식문제는 심각한 것 같습니다...급식비를 떼어 먹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무척 화가나네요...좋은 의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