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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의 아킬레스건은 감독이다

2008. 6. 24. 08:23스포츠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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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저녁 축구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우선 남북축구라는 점에서 승패를 떠나 최선을 다해 페어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들이 대견스럽고 열광적으로 응원하는 응원단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이런 경기 외적인 상황을 분리시켜 경기 내용으로 들어가면 갑자기 우울모드로 바뀐다.
그건 바로 한국축구가 나와 참 많이 닮아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축구를 볼 때 마다 답답한 것은 골 결정력이다. 내가 늘 아내에게 듣는 말이 결단성이 없고 우유부단하다는 소리를 귀찮을 정도로 듣고 살았는데 한국축구 역시 오랜동안 골 결정력 부재에 대한 질타를 받아왔다.물론 이것은 스트라이커 부재가 가장 큰 이유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이번 남북축구에서도 상대문전에서 유기적인 연결이 잘 되지 않고 예전의 뻥 축구로 일관하다 시간만 축내고 말았다.
물론 장신인 고기구를 이용한 전술이라고는 하지만 상대에게 뻔히 읽히는 전술은 전술이 아니다.
다양한 공격 루트를 시도하면서 결정적인 한 방을 노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예전에 70년대 김재한 선수를 이용한 고공플레이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또 하나는 골을 잡으면 공격모드로 전환하는 것이 늦다는 것이다.
사업계획을 세웠으면 진취적으로 앞으로 나가야 하는데 늘 너무 소극적이고 두려워한다는 말을 듣는 나처럼 한국팀은 볼이 오면 바로 공격을 시도하지 못하고 우물쭈물 거리다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선수 개개인이 어떻게 할 것인가 판단하는 것이 느리고 서로 호흡도 잘 맞지 않으니 늘 상대방에게 읽히고 차단당하고 만다.
선수들 개개인에게 동기를 부여 하고 각자에게 치열한 경쟁을 유도하고 체력의 우위와 상대방의 전력을 파악해서 이룬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뤘을 때와 지금의 모습이 자꾸 비교되는 것은 왜일까.
그때보다 나아졌을까? 아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때보다 후퇴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 있었던 알갱이 하나가 쏙 빠진듯한 생각이 든다.
그것은 무엇일까..... 바로 응집력이다. 힘을 한 곳에 모아서 목표를 위해 벌떼처럼 달려가는 불굴의 의지.....승리를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야할 절박함이 없어 보인다.
그건 아마도 그것을 진두 지휘하는 감독의 용병술이나 능력의 부재일지도 모른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파악해서 적재적소에 투입하고 상대방의 허와 실을 정확하게 알고 대처하는 지휘자가 없다보니 리드미컬한 축구를 볼 수 없고 늘 변비처럼 꽉 막혀 지루하고 답답한 경기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히딩크가 축구의 변방이었던 러시아를 2008년 유로컵에서 4강에 올린 것은 기적이 아니다. 2002년에 한국을 4강으로 이끌었듯이 보란듯이 그는 또 한 번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었다.
러시아와 네덜란드의 경기를 본 사람이면 느꼈을 것이다. 서로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네덜란드 선수들의 움직임을 무력화 시키는 것을 ...개인기로 따지면 네덜란드 선수들이 앞서고 객관적으로 평가했을 때도 네덜란드의 우위를 점쳤지만 결과는 3대1의 러시아 완승이었다. 그것은 상대보다 좀 더 많이 움직이고 한 발 앞서 차단하는 선수들의 적극성과 감독의 전술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진 결과다.
러시아팀이 강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히딩크라는 명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2002년 한국이 그랬던 것처럼........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지휘자 이듯이 축구도 11명의 선수를 가장 조율할 수 있는 지휘자가 누구냐에 따라서 팀이 달라진다.
2002년 월드컵 후의 한국 대표팀 감독이 수 없이 바뀌었음에도 한국 축구가 달라지지 않은 것은 선수개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명장이 없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교육을 생각해보자 능동적인 학생은 실력이 없는 선생님을 만나도 그것을 스스로 극복해 나간다.
그렇지만 수동적인 학생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그런데 능동적인 학생 11명을 모아놓으면 잘 될까?
아니다 잘난 척하거나 개성이 너무 강해 응집력이 부족하게 된다.이것을 잘 알고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능력있는 선생님 이고 명장 감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러시아의 유로 4강진출을 보면서 부러운 것은 한때 한국팀 감독이었던 히딩크가 떠난 후의 한국 축구가 제대로 된 선장을 만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것 같아 아쉽기 때문이다.
대장간에서 쇠를 담금질 할 때 쇠의 강도나 모양을 가장 완벽하게 만들어 내는 사람이 진정한 대장장이가 되는 것 처럼 축구에서도 감독이 누구냐에 따라 그 팀의 색깔이나 능력이 100% 달라진다.
그런 점에서 지금 한국축구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한국팀의 문제점을 명쾌하게 진료하고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명의같은 감독의 부재가 가장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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