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기행 (김승옥) 줄거리 읽기

2008. 2. 15. 12:29마음의 양식 독서

무진 기행(霧津紀行)

작가

김승옥(1941- ) 일본 오사카 출생. 1962년 한국일보 신춘 문예에 「생명 연습」이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 1965년 12월 「서울, 1964년 겨울」로 동인문학상을 수상, 1966년 같은 이름의 첫 작품집을 냈다. 1977년 이상 문학상을 「서울의 달빛 O장」으로 수상.

줄거리

아내의 권유를 따라 나는 무진으로 떠났다. 버스가 무진에 거의 다다르자 과거의 기억들이 되살아났다. 짙은 안개, 한서린 여귀가 뿜어 내놓은 입김과 같은 안개가 떠올랐다. 나는 신선한 햇볕과 바람과 저온과 바다의 소금기를 합성해서 수면제를 들겠다고 공상에 빠진다. 멀지 않아 나는 제약 회사의 전무님이 될 것이다.

무진은 내 청년 시절의 고향이다. 그곳은 골방 안에서의 공상과 불면, 수음, 편도선, 담배 꽁초와 우편 배달부를 기다리던 초조등이 뒤엉킨 곳이다.

무진에 온 나는 밤에 후배의 방문을 받고 그와 함께 중학 동창 조의 집으로 향했다. 조는 세무서장이 되어 윤택하게 살고 있었다. 그곳에서 한 인숙이라는 여자와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그녀는 서울에서 음악 대학을 나와 무진에서 음악 선생으로 있었다.

이튿날 나는 서울로 데려다 달라는 그녀와 만나기로 약속한다. 빗속에 성묘를 다녀오던 나는 방죽에 빠져 죽은 술집 여자의 시체를 본다. 갑자기 이 여자가 나의 몸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하인숙과의 약속 시간이 됐을 때 나는 그녀와 만나기로 한 방죽으로 갔다. 인숙과 함께 나는 1년간을 같이 지냈다. 나는 그녀에게 사랑을 느꼈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끝내 하지는 않았다.

다음날 아침, 아내의 전보를 받게 되었다. 나는 인숙에게 사랑하고 있다는 편지를 썼다. 그러나 곧 편지를 찢어 버렸다. 그리고 부끄러움을 느끼며 무진을 떠나 다시 서울로, 일상 세계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