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기의 시력감퇴

2007. 12. 22. 12:38편리한 생활정보

40 대 중반의 점잖은 중년 신사 한 분이 병원을 찾아왔다. 시력이 굉장
히 좋은 편이었는데 어느 날부터인지 유난히 눈이 침침해지고 기운도 많이 떨어지고, 약 3년 전부터는 급격히 스태미너가 떨어져서 소변도 시원치 않게 나오고 부부 관계도 원만하지 않다고 했다. 진찰 결과 몸에 양기가 떨어져서 생기는 양허증이라 그에 맞는 약을 복용케 했다. 그러자 얼마 되지 않아 자신과 같은 증세를 가지고 있다며 친구 세 명과 함께 다시 내원한 일이 있었다.

아마 말은 못하지만 이런 증상으로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이 많을 것이다.

전에는 신문쯤은 단숨에 읽어 내렸지만 중년에 접어들면서 어느 순간부터 하루가 다르게 눈이 침침해지고 피곤하다면 이는 분명히 몸 안에서 어떠한 기능이 제대로 작용해 주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시력 감퇴의 원인은 크게 외적인 것과 내적인 것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외적인 자극의 경우는, 휴식 없이 눈을 계속 많이 사용하다 보니 눈이 피곤해지게 되고, 눈의 피로도가 극심해지면 시력이 점차로 나빠지게 된다. 시신경은 안구를 작용하여 망막에 영상을 만들게 하는데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쉬어서 열을 식혀 주어야 한다. 예를 들면 영사기를 너무 오래 돌려 모터가 열을 받았을 때 전원을 꺼 주고 잠시 쉬게 했다 다시 틀어 주는 것과 같다. 그런데 너무 어두운 곳에서 사물을 오래 보거나 너무 밝은 곳에 노출되면 눈의 피로가 증가한다. 눈에 휴식이 없어 열을 받았기 때문이다.

둘째, 내적인 원인으로는 몸의 오장육부가 각자 균형을 잃게 된 경우이다. 특히 간장의 피로는 속열을 만들고 이 열이 머리 쪽으로 올라가 눈에서 열이 나기 때문에 오랫동안 침침해지게 된다. 이렇게 오랫동안 내열이 있으면 눈이 나빠지게 된다.

시력 감퇴의 증상으로는 자주 눈이 침침해지고 눈에 충혈이 잘되거나 눈곱이 낄 때도 있고 이맛살을 찌푸리듯 눈에 힘을 주고 사물을 볼 때가 많아진다. 또 두통이 잦거나 감기에 걸린 것처럼 몸이 찌뿌드한 것이 오래가면 시력이 곧 허약해지게 된다.

한방에서는 각 장기들은 서로 유기적인 연관성을 지녔다고 보는데, 그 중에서도 간장은 눈을 주관한다. 간장의 기능이 왕성하면 눈에 피로도 쌓이지 않고 영양 및 각종 대사 산물들이 고루 공급된다.

혹 눈이 나빠졌다고 해서, 간장의 기능이 떨어졌다고 해서 그대로 간 장병이 아니냐고 지레 겁먹는다면 이는 오버센스다. 간장이 피로해서 기능이 다소 떨어져 있는 것일 뿐이지 질병이 아닌 경우가 더 많다.

간장은 주로 또 혈(血)을 주관한다. 혈액은 인체를 순환하여 모든 대사 활동을 하고 노폐물 등 대사 산물을 운반하여 간장에서 파괴 및 해독 작용을 한 후 콩팥을 거쳐서 체외로 배설시킨다.
그러나 하루 일과가 벅차 해독 작용이 떨어지게 되고 일감이 밀리게 되면 간장 내에 피로와 노폐물이 쌓이게 된다. 이러한 것을 ‘간장이 울혈 되었다’라고 한다. 간장이 울혈 되면 결국 눈에 영양 공급과 산소를 충분히 공급해 주지 못하므로 자연히 눈이 침침해지게 되는 것이다.

당장 시력에는 이상이 없어서 검사를 해보아도 정상 시력이 나오지만 피곤하면 눈이 침침해진다든지 안개가 낀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바로 이런 현상 때문이다. 이렇게 자주 눈이 침침해지면 간허증(肝虛症)이므로 간을 보해주는 치료를 해야 한다.

한편 눈이 충혈 되고 아픈 경우는 간장습열증(肝臟濕熱症)이라 하여 사간(瀉肝)시켜 주는 치료법을 사용한다. 그러면 눈의 충혈도 깨끗하게 사라지고 심지어는 결막염 증상까지 없어지게 된다.

간장의 허약 증세, 즉 간허증일 경우에는 시력 저하가 많이 생기므로 간장을 보해주는 보간제를 사용한다. 보간제로는 보간산(補肝散)과 귀총환(鬼?丸), 녹용 대보탕(鹿茸大補湯),보간환 등이 좋은데 약을 환약을 장복하면서 눈의 미열을 줄이기 위한 침시술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아래 눈꺼풀 자리를 승읍혈이라고 하는데 이곳에 침을 맞으면 눈의 미열이 빠지면서 시력이 좋아질 수 있다. 또 몸이 피곤하거나 부기가 있을 때는 아래 눈두덩이가 불룩해지게 되는데, 그 자리를 오랫동안 치료하면 도움이 된다. 그리고 사간 시키는 약으로는 용담사간탕(龍膽瀉肝湯), 세간산(洗肝散) 등을 많이 사용한다.

시력을 좋게 해주거나 시력 감퇴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 눈이 피로하면 그때그때 인당혈과 승읍혈, 청명 등을 아래와 같이 손가락으로 문질러 주면 좋다.

1) 엄지와 새끼 손가락을 제외한 세 손가락으로 승읍혈, 즉 눈 밑을 지긋이 눌렀다 떼었다 한다.

2) 청명, 즉 눈꼬리 내측을 양손 중지로 가볍게 비벼 준다.

3) 손가락으로 태양혈, 즉 관자놀이를 가볍게 비벼 준다.

4) 눈위꺼풀을 가볍게 쓰다듬어 준다.

5) 엄지 손가락으로 뒷머리 움푹한 곳인 풍지혈을 눌러 준다.

이렇게 각 자리를 몇 번씩 수지로 해주면 눈의 피로감이 훨씬 줄어들게 된다.

또한 변비가 있을 경우에는 결명자 차를 수시로 마시면 좋고, 변비가 없으면서 눈이 허약할 때는 구기자 차를 장복하면 효과가 있다.

가는 세월을 막을 수는 없다. 노화나 질병에 의해서 시력이 떨어지고 성 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완전히 막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한방 치료로 그 떨어진 기능을 높여 정상적인 상태로 회복시켜 주고 기능 감퇴를 늦추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므로 조기에 올바른 치료를 받는 것이 황금 인생을 지키는 길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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