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슬레트에 삼겹살을 구워 먹던 고향 사람들..

2009. 4. 2. 00:55세상 사는 이야기

어제는 뉴스와 소비자 고발을 통해 베이비 파우더에 석면이 포함되어 있다는 소식으로 충격을 주었다.
그동안 석면이 인체에 유해하며 발암물질로 알려져 왔는데 어른들보다 유아나 어린이들에게 주로 쓰이는 베이비 파우더에서 석면이 검출되었다는 소식은 정말 충격적이었다.석면은 석면에 의하여 폐의 섬유화를 초래하는 석면폐증과 폐암 그리고 흉막이나 복막에 생기는 암으로서 발병 후 대개 6개월 이내에 사망한다는 중피종을 유발하는 무서운 물질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질병은 진단하기도 힘들거니와 치료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석면 노출을 방지하여 질병을 예방하는 길이 가장 최선의 방법인 것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우리 몸에 노출된 석면의 피해가 약 20~30년 후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한다.식약청은 이번에 베이비파우더 제품에서 석면이 검출된 원인은 주 원료로 사용하는 탈크(광물질의 일종인 활석)가 자연 상태에서 석면형 섬유가 혼재될 수 있는 데, 제품 생산과정에서 이를 완전하게 제거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석면이 검출된 해당제품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식약청은 석면의 경우, 인체에 미치는 발암 위험성으로 인해 특별한 주의가 필요한 물질이라고 밝히면서, 우리나라에서는 노동부의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해 석면이 0.1% 이상 함유된 제품의 제조 수입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석면에 대한 유해성은 익히 들어왔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건축자재에서는 석면 사용이 줄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미지 출처: 환경테크건설>

석면이 주로 사용되는 곳은 슬레이트, 천장 및 벽면 내장재인 석면보드, 방열 또는 방화에 사용되는 석면 압축판, 석면 시멘트판, 일반 석면판 등의 건축용과 아울러 석면사, 석면포, 석면장갑, 석면테이프 등을 제조하는 석면방직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석면은 브레이크 라이닝과 클러치 페이싱을 생산하는 자동차부품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그런데 이중 슬레트하면 생각나는 아찔한 기억이 있다.
아마 초등학교 시절이었던 70년대 초에 한창 새마을 운동이 시작되면서 마을의 초가집이 헐리고 슬레트가 보급되기 시작했다.마을에서 맨처음 초가집이 헐린 집이 우리집이었는데 그해 모두 슬레트 지붕으로 바뀌었다. 당시 슬레트가 유해하다는 정보도 없던터라 깔끔함과 편리하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시골집들이 슬레트로 지붕을 교체하였다. 슬레트가 자주 사용되면서 지붕 뿐만 아니라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도 했었는데 담이나 창고를 지을 때에도 사방이 모두 슬레트를 사용하기도 했었다. 지금 생각해도 가장 끔찍했던 것은 바로 삼겹살이나 소고기를 구워 먹을 때 이 슬레트를 이용했다는 점이었다. 당시에는 밀도살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졌는데 마을에서 소나 돼지를 잡으면 즉석에서 불을 해놓고 그 위에 슬레트를 올려놓고 고기를 굽곤 했다.당시에는 암에 대한 공포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먹고 살기 힘들었던 때라 슬레트 위에서 자글자글 끓는 고기를 누구도 마다하지 않았고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고기를 나누거나 구워 먹곤 했다. 또 천렵을 가거나 서리를 한 뒤에 감자나 고구마도 슬레트 위에 올려놓고 그 위에 모래를 얹어 구워 먹기도 했다.유해성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 채 마구 사용하던 슬레트가 마을 사람들에게 얼만큼 해를 주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찜찜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그때의 무지함에서 비롯된 일들이 지금은 씁쓸한 추억으로 남아있는데 이번에 다시 불거진 석면의 파우다 검출 소식은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할 식약청이 아닌 KBS의 조사 의뢰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앞으로 큰 파장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