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기도 때문에 기숙사에서 나오려는 아들....

2009. 4. 8. 10:34세상 사는 이야기

올해 아들이 대학에 입학했다. 애초에 원하던 대학에 가지는 못했지만 자신이 원하는 과에 입학을 했다. 지난해 수능 때 부터 한바탕 홍역을 치루고 합격을 한 후에는 등록금 대출을 받느라 애를 먹었다. 그리고 신학기에 기숙사에 입학을 하게 되었는데 막상 가본 기숙사는 오래되었고 둘이 생활하기에 많이 좁아 보였다. 그렇지만 가정 형편상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아는 아들은 아무말 없이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그런데 오리엔테이션과 신입생 환영회를 마치고 난 후  한 달이 지날 무렵에 아들로 부터 뜻밖의 소리를 듣게 되었다. 기숙사에서 나가고 싶다는 것이었다. 왜 갑자기 기숙사를 나가려고 하나 혹시 같이 있는 선배와 무슨 일이 있었나 물어보니 그런 문제는 전혀 없는데 일주일에 두번하는 새벽기도 때문에 너무나 스트레스를 받는 다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아들이 들어간 대학이 종교재단에서 운영하는 학교라는 것을 잠시 잊고 있었다.나 역시도 27년전에 대학을 다닐 때 종교재단에서 운영하는 학교에 다니게 되었는데 일주일에 한번씩 의무적으로 성경강의를 들은 기억이 있었다. 아마 매주 월요일 채플시간이면 목사의 강의가 진행되었고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종교와는 무관한 설교를 들었던 기억이 있었다. 그렇지만 당시 기숙사가 아닌 자취생활을 해서 기숙사에서 기도를 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었다. 아들은 새벽 4시에 일어나 기도를 하는 것이 너무나 고역이라며 자신이 원하지도 않는 종교를 일방적으로 들어야 하는 것 때문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다.

                                                                           <이미지 출처: blog.daum.net/ydda1>

아들이 기숙사를 나오려고 하는 것 때문에 아내와 나는 고민에 쌓이기 시작했다. 기숙사에서 나오면 원룸을 얻거나 하숙 또는 자취를 해야하는데 추가로 보내야할 한 달 생활비에 대한 부담이 너무나 컸다.
아내는 다른 집 아이들도 그럴까 하는 생각에 학부모회의 주소록을 보고 이곳저곳에 전화를 해보았다고 한다. 그런데 대부분 종교재단에서 운영하는 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이 대부분 겪고 있는 스트레스였다. 심지어 집에서 같은 종교를 믿는 아이까지 새벽기도에 대한 불만이 가득했고 또 어떤 곳에서는 일주일 내내 새벽기도를 하는 곳도 있다고 했다. 학교가 종교재단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하면서도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아이의 의견을 외면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참 답답했다.
그런데 아들이 먼저 해결책을 내놓았다. 한 학기 끝내고 군대를 가기로 했으니 일단은 참고 생활해보겠다고 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본인이 싫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부모 마음이야 생활이 넉넉하지 않으니 아이가 이해하고 끝까지 기숙사 생활을 했으면 좋겠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참 고민이 앞선다.
아마 많은 부모들이 내 아들과 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원하지 않는 종교를 강요 당하는 것 같은 새벽기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아들.......정말 무엇이 가장 올바른 것인지 현명한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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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2009.04.08 13:04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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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Icon *저녁노을*2009.04.08 13:13 신고

    여고때 종교가 달라 참 고민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종교시간이 따로 있었기 때문에....졸업은 해야겠기에 할 수 없이 들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