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자동차 번호판 영치되고 보니.......

2009. 2. 19. 17:02편리한 생활정보

 살다보면 이런 일 저런 일 다 겪는 것이 인생이라지만 지난 2년동안은 정말 끔찍한 해였다. 늦게 새로운 사업을 벌인다고 시작한 일이 지지부진 한 사이에 심한 자금압박을 받기 시작했고 그렇게 2년여의 세월이 흐르는 사이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버렸다. 급기야는 함께 사업을 하려던 사람과 다투기까지 한 후에 결국 일을 접기로 했다.
신용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여기저기에서 빌린 돈을 갚느라 1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중에 자동차 번호판이 영치되는 일까지 겪게 되었는데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황당하고 부끄럽던 기억이 남아있다. 사업을 한다며 이곳저곳 떠도는 사이 자동차세와 주민세등 각종 세금이 밀리기 시작했고 몇번의 독촉장이 날아온 것도 모른 채 떠돌았다.결국 사업은 시작해 보지도 못하고 주저앉았고 예전에 하던 일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아무리 좋은 아이템이라고 해도 자기자본이 부족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추진한 것이 결국 큰 화근을 부른 셈이었다. 투자금액의 회수는 고사하고 남은 빚을 갚기 위해 동분서주 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이었다. 집에 들러 점심을 먹고 잠시 쉬다가 다시 사무실을 나가려고 차로 다가서는 순간 차의 번호판이 사라진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감쪽 같이 사라진 번호판 ...누가 가져 갔을까?.....이리저리 둘러보다 유리창에 붙여진 영치증을 보고서야 자동차 번호판이 영치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많은 차량 가운데 내 차만 번호판이 사라지고 차량 앞유리에 붙어있는 영치증을 본 순간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두 내차와 나를 보는 듯 해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이제 어떡해야하나 번호판도 없는 자동차를 끌고 시청으로 가야하는지 아니면 택시를 타고 가야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영치증을 자세히 읽어보니 번호판이 영치된 차량은 영치된 때로부터 24시간 운행이 가능하고 체납세액을 납부한 사실을 시에 제출하면 영치된 차량번호판은 즉시 반환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차를 몰고 시청으로 달려갔다. 24년간 차량을 소지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번호판을 영치당하기는 처음이라 번호판이 없는 차량을 끌고 시내를 달릴 때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2층 세무과에 올라가서 물으니 납부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고 했다. 납세고지서로 납부할 경우에는 고지서를 세무과에서 발부받아 금융기관에 납부하는 방법이 있고 가상계좌로 입금하는 경우 세무과 징수 부서로 전화문의를 하면 계좌를 가르쳐 준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신용카드로 납부할 경우 세무과에 방문하여 직접 카드 결제를 하면 된다고 했다. 당장 현금이 없어 신용카드로 50여 만원의 대금을 완납했다.


그러자 직원이 번호판을 돌려주며 직접 달고 가라고 했다. 한번도 달아보지 않았다고 하자 손으로 돌려도 잘 빠진다며 봉투에 번호판을 넣어주었다. 내려와서 직접해 보니 정말 쉽게 달 수 있었다. 번호판을 떼고 붙이는 것이 이렇게 쉬운 줄 몰랐다. 혹시 다른 사람이 번호판을 떼어가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떼어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지방세 체납액이 기아급수적으로 늘어나 여러가지 사업추진을 하는데 재원이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못내는 사람의 마음은 오죽하겠냐만은 간혹 일부러 체납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부동산을 소유하고 재산이 많은데도 몇푼되지 않는 지방세를 고의로 체납하는 사람도 있어 골치 아프다고 했다.
미납자에 대한 처분도 점점 강화되고 있는데 자동차번호판 영치 및 봉인, 재산압류및 공매, 채권(예금 급여 카드 매출금 회원권 보험금 등)의 압류 및 추심, 인허가 제한,형사고발, 출국금지. 신용불량등록 등 불이익이 가해진다고 한다.
번호판이 떼인 당시 몇시간 동안 마음이 착잡했고 앞으로 두 번 다시는 지방세 체납으로 자동차번호판을 영치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