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장애우 어머니의 집념

2008. 12. 12. 09:49세상 사는 이야기

어제는 동인 시집 출간 문제로 다음 카페 시마을 쉼터의 회원집을 찾았습니다.  새로 동인으로 활동하게될 여사장님은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장님이신데.....올10월에 환경부에서 주최한 전국백일장에서 '노을'이라는 작품으로 대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점심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어느 장애우 어머니의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들으면서 정말 대단한 어머니 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그분은 현재 남쪽 지방으로 이사를 가서 특수대학원에 다니고 있다고 하는데 예전에 이곳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 할 때 정말 가슴이 너무나 아프고 눈물이 쏟아졌다고 합니다.
정신지체 딸을 둔 어머니는 아이 때문에 여러 곳의 학교를 전전하다 작은 도시의 변두리 학교에 전학을 왔다고 합니다.
큰 학교에서 늘 놀림거리가 되는 딸 아이가 안타까워 학생 수가 작은 학교로 가면 아무래도 아이들의 놀림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전학온 후에 더 심각한 일들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머리에 침이 묻어 있고 옷도 엉망으로 되어 있어 이상하게 생각해서 아이에게 물으니 아이들이 놀리면서 침을 뱉고 발을 걸어 넘어트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선생님이 없는 곳에서 몰래 괴롭히는 아이들 때문에 속이 상했지만 예전에도 다른 학교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있어 차분하게 대응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학교의 학부모회의에서 아이를 전학 보낼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다고 합니다.

                                                                                                                           <그림출처: 한겨례>

그 지역은 대학가 주변이나 관광지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이라 시골의 따듯한 정보다는 이기적인 생각이 앞서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물러나면 아이가 더 이상 갈 때가 없다고 생각한 어머니는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정신지체 학생이 한 명이라서 특수학급 설치는 안되더라도 아이가 다른 아이들에게 놀림거리가 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학교에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학부모들의 전학요청에 대해서도 분명한 뜻을 전달했다고 합니다.
1994년 제정된 특수교육진흥법에 입각한 기본적인 요구라는 사실을 학교 측에 전달하고 아이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대처했다고 합니다.
법이 있어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그 권리를 찾는다는 것이 너무도 힘들다는 것을 깨닳은 어머니는 이곳저곳을 뛰어 다니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별반 도움이 되지 않아 직접 장애우에 대한 법률적인 문제에 까지 파고 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런 어머니의 적극적인 행동에 학교와 학부모들도 더 이상 문제삼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 뒤로도 소소하게 아이들의 놀림은 있었지만 예전처럼 심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아이는 엄마의 사랑을 먹고 크는 것이라고 생각한 어머니의 모정대로 아이는 점점 밝아지고 친구도 생겼다고 합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도 일반학교로 보냈는데 다행히 장애우가 4명이 입학을 했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다른 장애우 어머니와 함께 미리 학교를 찾아가 특수학급을 만들어 줄 것을 요청했고 학교에서도 이를 받아들여 특수합급이 편성되었고 초등학교 때보다 편하고 친구들도 사귀면서 한층 밝아졌다고 합니다.
지금도 자신의 자식 뿐만아니라 다른 장애우를 위한 교육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더 많은 장애우들이 장애인 학교가 아닌 일반 학교에서 평등하게 교육을 받고 사회에 참여하고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힘들고 괴로워 좌절하고 싶은 때가 많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더 적극적으로 헤쳐나간 장애우 어머니의 모정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고 함께 더불어 가는 사회로 가려면 이런 분들의 사회참여가 좀더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