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 때문이라는 이상한 건강검진

2008. 12. 7. 16:44편리한 생활정보

일요일 아침입니다. 어제 받은 전화 때문에 아내와 함께 공복으로 건강검진을 받으러 갔습니다.
토요일 오후에 한통의 전화를 받았는데 지난해 건강검진을 받았냐고 물어보더군요. 받지 않았다고 하니 일요일 오전에 공복으로 나와서 검사를 받으라고 합니다. 아니 이제껏 이렇게 전화를 걸어서 건강검진을 받으라고 한 적이 없는데 이게 뭔일인가 싶어 물었습니다.
어디에서 나오셨나고 물으니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실시하는 건강진단 검사인데 서울에서 검진을 왔다고 합니다.
불쑥 혹시 다른 의도가 있나 재차 물어보니 무료니 걱정하지 마시고 신분증만 갖고 나오라고 합니다.
그동안 40세가 넘으면 격년으로 건강검진 안내문이 나오는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검사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친절하게 검사를 받으러 나오라 하니 기분이 참 좋더군요.
다음날 꾸물거리다 10시가 다 되어 검진 센타에 도착했는데 벌써 많은 사람들이 검사를 받고 있었습니다.
처음에 시력검사와 청력검사를 받고 골밀도 검사와 소변검사 혈액검사를 받고 심전도와 내과 검진을 받는 동안 친절한 서비스에 마음이 편해졌습니다.이곳에 나오는 사람들이 대부분 건강검진 시기가 지난 사람이거나 난생처음 건강검진을 받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토요일 일요일에도 검진을 해주니 주중에 시간을 내지 못하는 사람들 까지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병원에 오는 사람들이 늘 경직되어 있거나 마음이 움츠려 드는데 모두 마음을 편하게 해주려 노력하고 앞으로 해야할 부분까지 세심하게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의료기기가 좋은 것이 아니라 친절한 서비스가 너무나 마음에 쏙들었습니다.
한 시간이 좀 지난 후 마지막으로 위조형술로 위암과 유방암 검진을 해야 한다면서 밖으로 나가자고 합니다.
어디로 가나 궁금했지만 그냥 따라 나섰습니다. 그런데 밖으로 나가니 7인용 자동차에 올라타라고 합니다.
할 수 없이 차를 타니 쏜살같이 차가 달리기 시작합니다. 15~20분을 달렸을까요...차가 멈춘 곳은 놀랍게도 다른 행정구역이었습니다. 그곳에는 이동용 검진차량이 있었고 그곳에는 먼저 검사를 마친 사람들이 위암 검사와 유방암 검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불편하게 먼곳 까지 이동하면서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검사를 하는 사람에게 물으니 의료법 때문이라며 더 이상 묻지 말라고 합니다.
바로 옆에서 받으면 건강 검진자들이 먼곳 까지 이동하지 않아도 되는데 왜 이렇게 불편하게 검사를 받아야 할까....
다음 날 시청 사회복지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그 일은 직접 건강 보험 공단에 물어보라며 전화번호를 알려 주었습니다.
그곳에 전화하니 의료법상 출장검진은 시에서는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고 합니다.
다만 군지역은 검진기관이 멀기 때문에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즉 1차 기본검사인 신장 시력 청력 뼈 골밀도 심전도 소변검사. 혈액검사, 치과와 내과는 시에서 받을 수 있어도 위암이나 유방암 같은 것은 출장검진을 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의료법에 저촉되지 않기 위해 시에 인접한 군지역에 출장검진 차량을 세워놓고 검사를 하였던 것이었습니다.
어차피 차량을 타고 군지역에 가서 검사를 받으나 검사를 받는 것은 매한가지인데 왜 굳이 그런 조항을 만들어 놓았을까요.
시지역에 있는 병원들의 불이익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검사를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불합리한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친절하고 질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박탈 당한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개인 병원이 독단적으로 들어온 것도 아니고 국민건강 보험공단을 통해 합법적으로 들어와 검진을 하는 것인데 의료법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입자가 불편하게 먼곳까지 가서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건강검진을 받으며 그동안 지역에서 받아왔던 친절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서비스에 만족을 했습니다.
지역에서도 차려논 밥그릇이니 당연하다는 의식보다는 좀더 친절하고 질좋은 서비스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의료법 때문에 오히려 가입자가 질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없고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면 그 법이 잘못된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