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부동산에서 산 땅좀 팔아주세요

2008. 7. 3. 08:25세상 사는 이야기

가끔 이런 전화를 받는 경우가 있다.
'공시지가보다 싼 땅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땅의 크기는 얼마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00개발이라는 유령회사를 만들어놓고 전국의 부동산에 전화를 걸어 밑밥을 뿌리는 기획부동산의 수법 중에 하나다.우선 싼 땅을 매입해놓고 이것을 어떻게 요리할까 고민한다.
정부에서 나온 개발계획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고 지방자치단체에서 세워놓은 개발계획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
또 자신들이 직접 테마파크를 만든다,전원단지를 개발한다는 명목으로 투자자를 끌여들여 땅을 팔고 사라지기도 한다.
요즘 가장 많이 받는 전화가 시세문의와 땅좀 팔아달라는 전화다.
번지를 물어보고 지번도를 보면 80%가 기획부동산에서 산 땅이다.
기획부동산에서 산 물건을 후손에게 물려줘도 본전을 건지기 힘들다. 산지 10년이 넘었는데 원금보다 10분의 1가격 밖에 되지 않느냐며 화를 내는 사람도 있다.
대부분 친지들이나 아는 사람들의 권유로 샀거나 땅을 보지도 않고 매입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땅들은 양양국제공항 주변의 임야다. 양양공항은  대한민국의 북동쪽에 위치한 국내 4번째규모의 국제공항이다. 1997년 1월에 착공하여, 2002년 4월에 개항하였는데 1995년부터 국제공항이 들어선다는 소문과 함께 기획부동산이 활개를 친 곳이다.평당 1만원 아래에 매입한 임야를  15배에서 20배의 차액을 남기고 피해지에게 남기고 사라졌다. 이곳의 임야는 대부분 농림지고 산지보존임야라서 개발이 힘들다.더욱이 2006년 8월부터 제주항공이 김포를 연결하는 항로를 운항하였으나, 수요가 낮아 이듬해 7월에 운행을 중단하고 지금은 전세기 운항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양양국제 공항이 활성화되는 것과 상관없이 전혀 쓸모없는 땅들을 두부자르듯 잘라 매수자에게 넘겨 버렸다.길도 없이 무식할 정도로 난도질한 경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곳은 동해고속도로 주문진 속초간 구간으로 현재 고속도로 건설이 진행되는 구간이다.
이곳도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주변이고 해변과 가깝다는 명목으로 난도질 당한 곳이다.
요즘 기획부동산은 지적도상 길을 만들어 놓고 또 직접 개발하는 액션을 취하지만 예전의 기획부동산은 호재성 뉴스를 이용하여 매수자를 끌여들였다.
이런 땅들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산 값의 10분의 1도 건지지 못할 땅이다. 아니 팔려고 해도 공유지분으로 되어있거나 길이 없는 맹지라서 절대 팔 수가 없는 땅들이다.

기획부동산에서 땅을 산 사람들의 대부분은 주부들이다.
'원금에라도 팔아주세요'
'산 값이 얼마인데요'
'평당 15만원 주고 산 땅이예요,산지 15년이 넘었어요'
'이곳은 행위를 할 수 없는 곳이고 길도 없는 곳입니다.만원에도 팔지를 못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곳은 대한민국 최북단 통일전망대 부분의 임야모습이다.
통제구역에 농림지로 사람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는 곳이다.
이곳도 15만원에서 많게는 30만원에 기획부동산에게 피해를 당한 사람이 대부분이다.
'사장님! 제 땅좀 팔아주세요!'
'통일전망대 근처의 땅인데 요즘 시세가 얼마정도 하나요?'
이런 전화를 받을 때 마다 정말 곤혹스럽다.물론 저진 역사주변이나 바닷가 주변은 향후 기대치로 가격이 높게 형성된 곳도 있지만 위에 사진처럼 기획부동산에서 산 물건은 팔아주고 싶어도 팔 수가 없다. 이것 역시 공유지분이거나 개인명의로 되어있어도 아무쓸모 없는 땅이기 때문이다.
기획부동산에서 땅을 산 것이라면 원금은 고사하고 팔 수 조차 없는 땅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매매는 할 수 있지만 아무 쓸모없는 땅을 누가 사려고 하겠는가.....

땅은 정직하다. 속이는 것은 사람들이고 속는 것도 사람들이다.
적어도 땅에 투자하려면 직접 현장에 가보고 개발계획이 확실한 것인가 관청이나 지방자치단체를 방문해서 확인하고 또 개인이 행위하는데 제한이 없는 곳인가를 꼭 확인해보고 투자해야 한다.
내 땅을 사는데 귀찮다고 또는 잘 아는 사람이라고 믿고 맡겼다 낭패를 보는 사람들을 너무나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지금 이 시각에도 기획부동산은 개발계획을 미끼로 우리의 호주머니를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