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국을 보며 시사풍자의 대부 김형곤을 그리워하다.

2008. 6. 3. 07:29연예가 이야기

요즘 시국이 참 어지럽다.매일 촛불 시위가 열리고 급기야 강경진압으로 인해 부상자가 속출하는등 수입쇠고기 파동으로 바람 잘 날 없는 어지러운 형국이다.여기에 유가폭등에 물가상승으로 인한 경제불안 가중으로 인하여 국민들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이럴 때 무엇을 해야할 지 선뜻 떠오르지 않고 늘 무언가 체한 듯 가슴이 답답하다.뉴스를 봐도 드라마를 봐도 흥미로운 것이 없다.  이럴 때 기분 전환하기에 딱 좋은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예나 지금이나 나는 개그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어릴 적 비실비실 배삼룡, 막둥이 구봉서,땅딸이 이기동 ,후라이보이 곽규석,서울구경의 서영춘이 보여주었던 몸개그와 이주일의 뒤를 이어 코미디와 개그의 가교 역활을 했던 임하룡 김정식 심형래 김미화 김형곤...그중 유독 그리운 사람이 있으니 2006년 3월 갑자기 세상을 떠난 김형곤이다. 세상이 어수선하던 5공시절 시사와 풍자로 국민들의 억눌렸던 가슴을 뻥 뚫리게 해주었던 그의 빈자리가 너무나 커보이는 것은 요즘 개그 프로그램에는 촌철살인의 해학과 풍자는 없고 즉흥적인 웃음만 쥐어 짜내는 듯한 인상을 받기 때문이다.
김형곤이 생전에 보여주었던 시사성이 있는 개그를 기억하는 사람은 알것이다.
서슬퍼런 전두환 군사 독재시대에 말 한 마디 잘못하면 졸지에 방송에서 사라지고 대통령 얼굴 닮았다는 이유로 방송불가되던 1980년대 KBS의 코미디 프로그램 유머 일번지의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에서 보여준 거침없는 시사풍자는 당시 전두환정권의 미움을 받아 중간에 프로그램이 방영을 중단당하는 일을 겪었다.
그때 같이 출연했던 코미디언 이문식은 프로그램을 하면서 늘 불안했지만 모두 함께 끝까지 함께 해보자며 의욕을 불태웠었다고 했다.
방송환경의 변화로 마음 고생을 하면서도 코미디언을 천직이라고 생각하고 늘 최선을 다했던 희극인 김형곤
그가 가슴으로 꿈꾸었던 수많은 꿈들이 갑작스런 죽음으로 멈춰버렸고 한국 시사 풍자극도 녹슨 철마처럼 멈춰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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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간지 벌써 2년이 지났지만 그에 필적할 만한 시사 풍자극을 소화해낼 후배 개그맨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
그건 아마도 김형곤처럼 프로그램을 이끌어 나갈 역량과 중후함을 갖춘 개그맨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동료배우 엄용수는 김형곤에 대해서 방송에서 이렇게 이야기하곤 했다.
"김형곤은 늘 책을 가까이 했으며 베스트 셀러라는 책은 거의 다 읽고 신문도 하루에 5개사 신문을 정독하였다. 그리고 다른 배우들의 공연도 빠짐없이 보며 자신의 모자란 부분을 채우려고 노력했다"
이런 열정이 프로그램 속에서 빛을 발하고 시청자들 역시 그가 가슴으로 곰삭힌 말 한 마디에 열광했을 것이다.
수입쇠고기 파동과 한미FTA 그리고 유가폭등과 물가상승등 불안한 시국과 경제를 생각하면서 이런 상상을 해본다.
이럴때 김형곤이 생존해있었다면 무엇이라 말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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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이 회사 얼마나 어렵게 만들었어,,부동산투기의혹, BBK사건, 위장전입, 군 기피등 온갖 난관을 뚫고 우여곡절 끝에 만든 회사인데.....앞으로, 5년간 정말 잘 돼야 될텐데...."

"이게 뭐야 겨우 100일 되었는데..... 수입 쇠고기 전면개방하고 국민들이 반대하는 대운하 추진에 ...경제는 고유가와 고물가로 신음하고 있고......자고로 민심은 천심이라 했거늘 어찌 청개구리처럼 자꾸 거꾸로 가려고 하시는가....이래서야 앞으로 나라꼴이 잘~ 될 ~턱이 있겠는가....."

메아리처럼 어디선가 그가 이렇게 외치고 있는 듯 하다.